‘컷오프 문턱 넘자’… 당권주자들, 초선 앞 구애

입력 2018-07-25 04:00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8명이 24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당 초선 의원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영 최재성 김두관 박범계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 이종걸 후보. 최종학 선임기자

당청 관계·여야 협치 포부 밝혀, 후보들 큰 틀에서는 대동소이
이해찬 “문 대통령이 고구마면 나는 사이다”… 수평·보완 강조
연정서는 견해차 드러나…초선들, 각 후보 ‘약점’ 질문도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후보들이 24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당청 관계, 여야 협치 등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당권을 노리는 8명의 의원들은 큰 틀에서는 의견이 대동소이했지만 각론에서는 견해차도 드러냈다.

공통 질문인 당청 협력에 대해선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를 부각시키는 후보가 많았다. 이해찬 의원은 “당정청은 수평적인 보완관계”라며 “문 대통령이 고구마라고 하는데 제가 사이다”라며 “사이다 중에 제일은 칠성사이다다. 제가 (기호) 7번 칠성사이다”라고 했다. 송영길 의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과의 신뢰”라며 “가장 최근까지 대통령을 모시고 신뢰를 쌓아 왔다”고 했다. 최재성 의원은 “결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잘하고 설득하고 이해를 구했던 경험, 이런 것들이 중요하게 작동한다”고 말했다. 김진표 의원은 “제가 만들어가는 당정청 관계는 삼위일체 관계”라며 “당대표, 청와대 비서실장이 1주일에 한 번 만나고 의견을 녹여내는 것이 중요하고, 결정된 것은 신속히 집행해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연정에는 찬반 의견이 갈렸다. 김두관 의원은 “여소야대에서 국정을 잘 이끌어가기 위해선 협치, 더 나아가 연정까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인영 의원도 “경우에 따라선 독일처럼 대연정, 진보·보수가 대연정을 하는 것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걸 의원도 “여야 협치는 코리아드림팀”이라고 했다. 반면 박범계 의원은 “개혁입법은 협치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소연정, 대연정에 반대한다. 서툴게 시도하는 것은 2020년 총선에서 대참사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모두 ‘공정한 공천’을 강조했지만 강조점은 조금씩 달랐다. 최재성 의원은 “전당대회 후 대표가 되면 2개월 안에 공천안을 통과시키겠다. 지도부의 임의적 개정이 안 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찬 의원은 “당 지도부 때문에 공천 논란이 발생하는데 시스템 공천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박범계 의원도 “총선 1년 전 예측 가능한 룰을 만들고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이종걸 의원은 “공천제도는 절차적으론 일찍 완성해 경선으로 의결하는 게 옳다”고 했고, 김진표 의원은 “공천제도는 그동안 ‘내가 하면 공정한 로드맵이고 남이 하면 불공정’이었다. 공정성 투명성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송영길 의원은 “1년 전 공천 룰을 확정하고 공정한 경선으로 총선 승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김두관 의원은 “가능하면 제도 시스템에 근거해야 하지만 당 최고위, 중앙위, 당무위를 거친 정무적 판단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인영 의원도 “전략공천 없는 상향식 공천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다만 여성과 소수를 대변하기 위해 전략공천은 부분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후보 개인의 약점을 파고드는 질문도 나왔다. 이해찬 의원에게는 건강에 대한 질문, 보수 궤멸을 주장하면서 과연 협치가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송영길 의원에게는 지난 전당대회 때 ‘컷오프’ 당한 이유를 물었고, 김두관 의원에게는 2012년 당시 경남지사 중도 사퇴 문제를, 최재성 의원에게는 소통 부족을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초선 의원들이 주최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총 66명으로 당 소속 전체 129명의 과반을 차지한다.

임성수 신재희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