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나이를 먹어도 끊임없이 일하지 않으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나라다. 고령층(만 55∼79세) 인구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연금수령액이 57만원에 불과해 생계를 꾸리려면 다른 수입원이 필요한 탓이다. 얻을 수 있는 일자리의 수준은 좋지 않다. 고령 취업자 4명 중 1명은 단순노무직에 종사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의 우울한 단면이다.
통계청은 24일 ‘2018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지난 5월 기준 고령층 인구가 1344만1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월 대비 51만2000명(4.0%) 늘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고령층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 1000만명을 돌파한 지 6년 만에 1300만명을 넘어서게 됐다.
일하는 노인도 증가하고 있다. 고령층 인구 가운데 742만1000명(55.2%)은 일을 하고 있었다. 이 비율은 2009년 49.0%에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은퇴연령을 넘긴 65∼79세 고령자 중 일을 하는 비율도 38.3%에 달했다. 평균 기대수명이 80세를 웃도는데 마땅한 수입원이 없기 때문이다. 근로를 희망하는 사유 중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서’라고 답한 고령자는 59.0%에 달했다. ‘일하는 즐거움’ 때문이라 답한 고령자는 33.9%로 전년 동월 대비 0.5% 포인트 줄었다.
근로 외 수입원이라 할 수 있는 연금(공적연금, 개인연금 등)은 생계를 꾸리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월평균 연금수령액은 57만원에 그쳤다. 연금을 받는 고령자는 전체의 45.6%에 불과했다. 은퇴한 뒤에도 다른 일거리를 찾아다닐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지난 1년간 취업을 경험한 고령자 비율은 63.9%로 전년 동월 대비 2.0% 포인트 늘었다. 일이 없어 구직활동을 한 고령자 비율도 16.9%에 달했다.
문제는 일자리의 질이다. 고령 취업자의 24.4%는 단순노무직에 종사하고 있었다. 65∼79세 고령자만 떼어놓고 보면 이 비중은 36.1%로 늘어난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11.7%)보다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35.6%), 도소매·음식숙박업(19.6%)에 종사하는 고령자가 더 많았다. 상대적으로 근무환경이 열악한 일자리에 몰리고 있는 셈이다.
장래에 일을 하고 싶다고 답한 고령자는 64.1%였다. 이들은 평균 72세까지 일을 하고 싶어 했다. 희망하는 월평균 임금 수준으로 150만∼200만원(24.4%)을 꼽았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고령층 55% 여전히 일한다
입력 2018-07-24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