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인력 강한 드라마 ‘라이프’… ‘비밀의 숲’ 신드롬 재연하나

입력 2018-07-25 04:01
JTBC 드라마 ‘라이프’에는 조승우(왼쪽 두 번째)와 이동욱(왼쪽 다섯 번째) 같은 정상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병원장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함께 병원을 지키려는 의사와 병원을 바꾸려는 사장 간의 치열한 싸움을 다룬다. JTBC 제공

얘기 순서 비틀고 인기 배우 내세워
“인생 목표 다른 사람들의 수 싸움 파워게임 같은 얘기가 내게 맞아”
작가 구상 담아내기 기반 다진 셈
“웰메이드 의학 드라마 탄생했다” “몰입감 최고였다” 평가 이어져


이수연 드라마 작가는 지난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어떤 작품을 쓰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인생의 목표가 다른 사람들의 수 싸움, 파워게임 같은 이야기가 지금의 나에게는 가장 재밌고 잘 맞는 장르로 보인다.”

그의 데뷔작인 ‘비밀의 숲’(tvN)을 애청한 시청자라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비밀의 숲은 2017년 안방극장 최고작 중 하나였다. 이른바 ‘비숲 마니아’라는 팬덤이 생길 정도였다. 드라마는 지난 5월 열린 백상예술대상에서 3개 부문(TV부문 대상·극본상·최우수 연기상)을 휩쓸었다. 뉴욕타임스 TV 평론가인 마이크 할은 지난해 최고의 TV 드라마 10편을 꼽았는데, 비밀의 숲은 한국 드라마 중 유일하게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23일 밤 11시에 첫 방송된 JTBC 월화극 ‘라이프’는 이수연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만으로도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은 기대작이었다. 비밀의 숲에서 호흡을 맞춘 조승우가 캐스팅됐고, 이동욱 문성근 문소리 유재명 원진아 등 나머지 출연 배우의 면면도 화려했다. 방송가 안팎에서는 이 작품이 ‘비밀의 숲 신드롬’을 재연하지 않겠냐는 전망까지 나왔었다.

드디어 안방극장에 개봉한 라이프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제작진은 이야기의 순서를 비틀고 개성 넘치는 인물을 차례로 등장시키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작가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처럼 “인생의 목표가 다른 사람들의 수 싸움”을 그려내기 위해 기반을 다진 셈이다.

드라마는 앞으로 상국대병원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병원 경영진과 의료진 사이의 갈등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조승우는 병원에 새로 부임한 냉철한 성격의 사장 구승효 역을, 이동욱은 의사로서 사명을 지키려 분투하는 또 다른 주인공 예진우 역을 맡았다.

시청자들은 방송이 나가자마자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온라인에는 “웰메이드 의학 드라마가 탄생했다” “조승우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몰입감이 최고였다” 같은 평가가 이어졌다. 시청률 조사업체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첫 방송 시청률은 4.3%로, 역대 JTBC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첫 회 시청률을 기록했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23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의 성공을 자신했다. 이수연 작가를 향한 신뢰감도 표시했다. 조승우는 “이수연 작가는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려는 사람”이라며 “전작인 비밀의 숲이 그랬듯 라이프도 우리가 미처 몰랐던 사실에 대해 알려주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명은 “이수연 작가가 만들어낸 인물들은 외로워 보이면서 ‘결핍’이 있는 캐릭터들”이라며 “인물들이 지닌 ‘결핍’이 충돌하는 이야기를 그려내는데,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연출은 ‘디어 마이 프렌즈’ ‘명불허전’(이상 tvN) 등을 만든 홍종찬 PD가 맡았다. 홍 PD는 “기존 드라마의 문법과는 많이 다른 작품”이라며 “독특한 구성과 배우들의 연기력, 이들이 그려내는 각 인물의 생생한 캐릭터가 우리 드라마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