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수사 행태가 특검 대상”… 野, 민갑룡 후보자 맹공

입력 2018-07-24 04:04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진실 가리기 위한 수사인가” 비난… 민 후보자 “특검 통해 밝혀질 것”
김병준 ‘골프접대’ 발표 등 관련 “과잉 충성하는 정치경찰” 공세
“일선 부서 근무 경력 굉장히 짧아” 경찰 수장으로서 자질 문제 거론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야권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관련 경찰의 부실 수사를 집중 비판했다. 경찰이 권력 눈치보기식 수사를 벌인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드루킹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 행태를 보고 실망했다”며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인지 가리기 위한 건지 알 수 없었다. 경찰의 수사 행태, 과정 자체가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도 “경찰이 두 번이나 압수수색한 장소(드루킹 일당의 아지트인 느릅나무출판사)에서 특검이 21대의 휴대전화와 유심칩을 발견했는데,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물었다. 또 “수사 능력이 이 정도라면 앞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과연 경찰에 수사권을 줄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민 후보자는 “부실수사 여부는 특검 수사를 통해 밝혀지리라 생각한다.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유민봉 한국당 의원은 야권 인사들에 대한 ‘표적 수사’ 논란을 언급하며 경찰의 정치적 편향성을 강하게 성토했다. 특히 김병준 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선출된 지난 17일 경찰이 김 위원장의 ‘골프 접대' 의혹을 내사 중인 사실이 공개된 일 등을 지목하며 “반칙과 불공정, 정권에 과잉 충성하는 정치경찰이라는 오명이 있다”고 꼬집었다.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정치경찰 하지 말라. 만일 경찰에서 정보를 흘린 것이면 (당사자를) 찾아서 책임을 물으라”고 거들었다.

김영우 의원은 “경기도 성남의 경찰들이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가 운영하는 기업에 버젓이 취직하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은수미 성남시장이 이들 조폭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 왔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아는 바 없느냐”는 질의도 했다. 민 후보자는 “보도된 내용에 대해 범죄 여지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민 후보자의 초고속 승진과 경력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송언석 한국당 의원은 “30년 경찰 생활 중 기획 부서를 제외한 업무 경력은 8년8개월에 불과하다”며 “민생치안 유지와 안정적인 조직 운영이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경찰 출신인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런 이력으로 과연 경찰 내 산적한 인사 갈등 문제를 해결하고 경찰의 뜻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민 후보자는 청문회 마무리 발언에서 “철저히 시민의 관점에서 치안행정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바꾸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민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24일 결정하기로 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