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역 일대가 영등포의 심장이다. 그런데 그 심장이 노화됐다. 다시 팔딱거리게 해야 한다. 영등포가 새로워졌다, 영등포에 사는 게 자랑스럽다, 그런 얘기가 나오게 하겠다.”
지난 1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채현일(48·사진) 서울 영등포구청장은 “영등포가 그동안 변화의 타이밍을 놓친 게 아닌가 싶다”며 변화를 강조했다. 그가 그리는 영등포의 변화는 선거 기간부터 사용하고 있는 ‘탁 트인 영등포’라는 구호에 압축돼 있다.
“일단 영등포 고가차도를 철거해 외관부터 탁 트이도록 할 생각이다. 고가차도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영등포를 상징하는 구조물을 세우고 녹지공간도 만들면 새로운 명소가 될 수 있다. 근처 상권도 살아날 것이고.”
고가차도 철거를 시작으로 영등포역 주변도 정비할 예정이다. 채 구청장은 “영등포역 주변이 확 바뀌지 않고는 탁 트인 영등포가 안 된다”면서 “여의도 재개발의 물결이 영등포로 넘어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주민 제안을 접수하는 ‘영등포 1번가’를 통해 주민들과의 소통도 탁 틔운다. 채 구청장 명함 뒤편에는 영등포 1번가 사이트 주소가 크게 박혀 있다. 운영 3주 만에 벌써 300건이 넘는 제안이 접수됐다.
채 구청장은 주민 제안을 모두 출력해 형광펜으로 색칠도 하고 메모도 해가며 읽고 있다. 그는 “중국동포들이 많은 대림역에 면세점을 유치하자는 등 신선한 제안들이 많다”며 “공무원들이 간과했거나 당연시했던 걸 다시 점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채 구청장은 “당초 2개월만 운영하기로 했던 영등포 1번가를 임기 내내 열어두기로 방침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준비하고 있는 ‘여의도 마스터플랜’도 영등포 변화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채 구청장은 “개발계획에 여의도 주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 기회에 국회의사당 앞쪽의 고도제한을 전향적으로 풀어서 서여의도 개발도 해야 되는 게 아니냐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가장 젊은 구청장이 취임한 뒤 영등포구청에서도 변화가 시작됐다. 총무과장, 감사팀장, 기획담당관 등 주요 보직에 여성 공무원들이 대거 발탁됐다. 다음 달엔 채 구청장이 1호 공약으로 내건 교육보좌관도 신설될 예정이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단체장에게 듣는다-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 “고가도로 없애고 ‘탁 트인 영등포’ 만들겠다”
입력 2018-07-23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