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마크롱… 보좌관이 시민 무차별 폭행

입력 2018-07-23 18:28 수정 2018-07-23 21:49
사진=AP뉴시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 소속 보좌관이 시민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통령실 개편을 지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엘리제궁이 폭행사건 은폐를 시도하는 등 대응이 부적절했음을 인정하면서 나온 조치다. 프랑스 하원은 23일 제라르 콜롱 내무장관과 미셸 델퓌시 파리 경찰청장을 소환해 청문회를 열었다. 하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으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집권 이래 최대 위기에 몰렸다.

발단은 지난 1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간 르몽드는 지난 5월 1일 노동절 집회 당시 한 인물이 경찰 장비를 입고 시민을 폭행하는 내용의 소셜미디어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범인이 알렉상드르 베날라(사진) 엘리제궁 안전담당 보좌관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이 르몽드 보도 전 이미 베날라의 행동을 보고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엘리제궁이 이 사안을 조용히 덮으려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당시 엘리제궁은 베날라에게 직급 강등과 2주 정직 처분만 내리고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베날라는 르몽드 보도가 난 이후에야 파면 처분을 받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베날라는 지난 21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하루 전인 20일 경찰에 체포돼 구금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베날라는 엘리제궁 자금을 빼돌려 사치스러운 생활을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한동안 침묵을 유지하던 마크롱 대통령은 22일 “(베날라는) 용납할 수 없는 충격적인 일을 저질렀다”며 “측근 중 누구라도 자신이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