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41.1도 ‘불가마’… 스웨덴·獨선 들불

입력 2018-07-23 18:27
일본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 도심에 설치된 온도계가 23일 섭씨 40.3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구마가야시의 최고기온은 41.1도로 관측됐다. 41.1도는 일본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온도다. AP뉴시스

일본선 회사 아닌 곳서 원격 업무… 히타치·NEC 등 2000여곳 동참
들불에 건초 타버려 가축 살처분
美선 냉방 긴급 대피소 운영도


기록적인 이상고온 현상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곳곳에서 농작물이 말라죽고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숨지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NHK방송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23일 오후 2시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 기온은 41.1도로 관측됐다. 도쿄도 오메시의 최고기온은 40.8도를 기록했다. 도쿄도에서 40도를 넘은 것은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이다. 열사병으로 숨지는 사람도 고령인구를 중심으로 속출하고 있다.

폭염이 이어지자 일본 기업들은 회사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근무토록 하는 ‘텔레워크’를 이날부터 시작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텔레워크에는 NTT도코모 등 이동전화 3개사와 일본항공(JAL), 전일본공수(ANA), 히타치(日立), 후지쓰(富士通), NEC 등 대기업을 포함해 2000여개 업체가 동참했다. 간사이(關西)전력은 폭염으로 냉방 사용량이 급증하자 전기를 절약하는 기업에 요금 할인 혜택을 주는 ‘네가와트’ 거래를 이날 처음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각지에서 ‘냉방대피소’가 들어서고 있다.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텍사스주 휴스턴시는 22일(현지시간) 집에 에어컨이 없는 주민을 위해 냉방대피소를 설치했다.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는 냉방대피소 개설과 함께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하는 한편, 고등학교 수영장도 개방했다. 캘리포니아주 오로빌 역시 노숙인 또는 에어컨이 없는 주민을 대상으로 대피소를 설치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이례적으로 30도를 넘는 날씨가 18일간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사망자가 속출했다. 알제리 사하라사막의 우아르글라 지역은 지난 5일 아프리카 지역 관측 사상 최고기온인 51.3도를 기록했다.

폭염 피해는 유럽에서도 심각하다. 스웨덴에서는 100년 만의 폭염과 함께 찾아온 가뭄으로 곳곳에서 들불이 번지고 있다. 스웨덴 농민들은 폭염으로 가축을 먹일 건초가 떨어지면서 가축을 살처분하고 있다. 스웨덴 정부는 전국에서 들불이 50건 넘게 발생하자 주변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등 국가들이 소방용 항공기와 헬리콥터를 보내 진화작업을 돕고 있다. 독일과 영국에서도 들불이 번지면서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폴란드와 라트비아는 봄 가뭄으로 농장 피해가 막대하다며 유럽연합(EU)에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 그리스 아테네는 관광객과 직원들의 열사병 예방을 위해 도시 상징인 아크로폴리스를 닫았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