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이어지면서 23일 아침 최저 기온이 111년 만에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루 중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시간대의 평균 전력 수요를 뜻하는 최고 전력수요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절기상 1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인 이날 오전 강원도 강릉의 최저 기온이 31도를 기록했다. 이는 1907년 현대적 기상관측시스템 도입 이후 아침 최저 기온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전까진 2013년 8월 8일 강릉이 30.9도를 기록한 것이 가장 높았다. 서울도 오전 기온이 29.2도에 달해 서울 기준 ‘가장 더운 아침 기록’을 세웠다.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측정한 경북 경산의 낮 최고 기온은 39.9도로 올해 낮 최고 기온 기록(전날 여주의 39.7도)을 갈아치웠다. 경북 영천은 낮 최고 38.7도, 대구는 38.3도를 기록했다.
폭염이 이 상태로 계속되면 최장 폭염 일수 기록을 바꿀 수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22일 기준 9.5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기록된 가장 긴 폭염 일수는 1994년의 31.1일이다.
폭염 여파로 지난 5월 20일부터 지난 21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043명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0명(61%) 가까이 증가했다. 사망자는 총 10명으로, 이 가운데 9명은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역에서 사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후 5시쯤 최대 전력 수요가 9070만㎾까지 올라 지난 20일 세운 종전 최고치 8808만㎾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전력의 추가 공급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전력 예비율도 올해 들어 처음으로 두 자릿수 아래인 8.4%까지 떨어졌다. 전력 수요가 늘자 정부는 24일 3500여개 대·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올 여름 첫 전력 수요감축 요청(DR) 발동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상청은 다음 달과 10월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거나 비슷하고 9월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수량은 3개월 모두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안규영 기자, 세종=서윤경 기자
강릉 눈뜨자 31도… 111년 만에 가장 뜨거운 아침
입력 2018-07-23 18:23 수정 2018-07-23 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