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인 최고경영자(CEO)들은 지금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기독인 CEO가 함께 모여 고민과 의견을 나누는 ‘일터사역자’ 조찬 모임이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의 한 일식집에서 열렸다. 2011년 전희인(71) 한국교세라 대표의 주도로 만들어진 모임은 매월 한 차례 열리고 있다.
이날 참석한 경영자와 목사 7명은 ‘52시간 근로’를 첫 대화 주제로 삼았다. 이들은 직장 내 예배로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전 대표는 “예배는 업무 시간에 1시간 이내로 드려야 한다”며 “예배를 드리지 않는 직원에게는 대체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에 둔 회사 경영 노하우도 나눴다. 홍원기(42) 삼진정밀산업 기획실장은 “경영은 회사 내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는 걸 이 모임을 통해 깨달았다”며 “사내 노래방을 설치하니 직원들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고 자랑했다.
유광현(50) 갓피플웨딩 본부장은 “결혼예비학교를 시작한 뒤 적자가 날 때도 하나님 바라시는 일이라는 기도로 버텨냈다”며 “좋은 회사라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중보기도를 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섬유업체인 G·vision을 운영하는 김근배(66) 대표이사는 “회사에서 설립할 지체장애인 주간보호센터를 위해 중보기도가 필요하다”고 부탁했다. 헤드헌팅회사인 잡뉴스솔로몬서치를 운영하는 김동연 목사는 “항존직으로 있는 수많은 CEO가 각자 일터에서 청지기적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했다.
이들 CEO 7∼15명은 바쁜 와중에도 매달 하루씩 아침 시간을 내 7년째 모임을 이어오고 있었다. 일터 사역에 대한 노하우를 나누고 목사를 초청해 제대로 사역이 이뤄졌는지 점검하기도 한다. 전 대표는 “모임을 통해 일터 사역을 멈추지 않고 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며 “하나님 임하심이 각자 회사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남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40년 넘게 회사를 경영한 전 대표의 조직 관리와 마케팅, 유통 등의 노하우도 참석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교육콘텐츠 개발업체인 TMD교육그룹에서 사역하는 김욱(49) 동행교회 목사는 “최근 선교적 교회에 관심이 많은데 우리는 선교적 기업을 운영한다고 볼 수 있다”며 “도시민이 많은 오늘날 선교적 기업은 새로운 선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맺음말을 했다.
글·사진=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직장 내 예배로 ‘주 52시간 근로’ 넘어서는 안돼”
입력 2018-07-24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