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러 정상회담 때 한 친(親)러시아 발언의 후폭풍을 수습하느라 백악관 참모들이 진땀을 빼야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참모들 노력이 무색하게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행동이 계속되면서 논란은 수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전용기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고 자평했지만, 미·러 정상회담을 맹비난하는 자국 언론 기사를 보고 금세 우울해졌다. 언론들은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부인한 발언을 문제 삼으며 정보기관 불신 논란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등 참모들과 논의 끝에 트위터에 “나는 정보기관 사람들을 매우 신뢰하고 있다”고 올렸다. 그럼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집권여당인 공화당 인사들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존 켈리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들과 협의를 거쳐 17일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주의한 언행은 계속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러시아가 아직도 미국을 겨냥한다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관점을 재차 의심케 하는 발언이었다. 샌더스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 시간까지 늦춰가며 트럼프 대통령과 연락을 시도한 끝에 해당 발언은 ‘러시아가 미국을 겨냥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푸틴 대통령을 워싱턴DC로 초청하라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돌연 지시했다. 백악관은 이날 정오쯤 푸틴 대통령의 방미를 위해 미·러 양국이 조율 중임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엉뚱하게도 트럼프 대통령과 댄 코츠 국가안보국(DNI) 국장 간 불화설을 불 지폈다. 당시 콜로라도주 애스펀 안보포럼에 참석 중이던 코츠 국장은 사회자가 푸틴 대통령 방미 관련 내용을 공지하자 “참 멋진 일이 되겠다”고 비꼬듯 말했다. 이를 두고 논란이 불거지자 코츠 국장은 “대통령에게 불경을 저지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트럼프 친러 발언 수습” 참모진 땀 뻘뻘
입력 2018-07-22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