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12년 만에 KTX 女승무원들 ‘눈물의 컴백’

입력 2018-07-22 21:23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사가 KTX 해고 승무원 복직에 합의한 2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해고 승무원들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KTX 해고 승무원 복직 결정은 지난 2006년 5월 280명이 해고된 뒤 12년 만이다. 뉴시스

“실감이 나지 않는 하루였어요. 일상처럼 투쟁을 했었는데….”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 상황실장이었던 해고 승무원 김선영(37)씨는 꿈에도 그리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복직이 결정된 것에 대해 22일 담담하게 소회를 밝혔다.

코레일은 KTX 해고 승무원 180여명에 대해 승무업무가 아닌 사무영업직으로 특별채용하는 데 철도노조와 21일 최종 합의했다. 2006년 5월 280명이 해고된 뒤 12년 만이다.

KTX 승무원들은 2006년 3월 1일 코레일의 정규직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코레일은 자회사로의 이적을 거부한 승무원 280명을 같은 해 5월 21일자로 정리해고했다. 해고 승무원들은 2008년 10월 코레일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고 1심 법원은 그해 12월 코레일이 승무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라고 판결했다. 2심도 같은 결론을 내렸지만 2015년 대법원은 이 판결을 파기하고 승무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최근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KTX 승무원 판결’을 두고 청와대와 거래를 시도하려 한 문건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해고 승무원들을 특별채용 형태로 고용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지부 측과 교섭한 끝에 이날 합의에 이르렀다. 코레일 측은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문제의 해결 필요성에 철도노조와 공감했다”며 “시민사회·종교계 등의 권고를 감안해 이달 초부터 채용 방안에 대해 노사 간 협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채용 대상은 2006년 정리해고된 승무원 중 코레일의 사무영업직으로 취업을 희망한 사람으로 입사 전 교육과 채용시험 등 절차를 거쳐 추진한다. 올 하반기 33명을 우선 채용하고 인력결원 상황 등을 감안, 2019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다만 과제는 남아 있다. 해고 승무원들이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재심을 요청한 사안이 현재 진행 중이다. 복직자를 중심으로 해고 당시 업무인 승무원으로 돌아가려는 작업도 추진되고 있다. 김씨는 “사무영업직에 승무원도 포함돼 있다”면서 “복직하면 원래 직무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