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美에 맞서려면 핵 강화해야”

입력 2018-07-22 18:31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21일(현지시간) 세네갈 다카르공항에서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중국 국가원수가 세네갈을 방문한 것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이후 9년 만이다. AP뉴시스

중국 내부에서 미국에 맞서려면 핵 능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이 남중국해나 대만 문제에서 중국을 압박하고 무역전쟁을 벌이는 것은 핵 능력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논리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공동사설을 통해 “중국은 이미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국가로 성장했고, 그런 대국에 걸맞은 핵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21일 주장했다.

신문은 “러시아의 경제력은 세계 10위권 밖이지만 막강한 군사력과 핵 역량 때문에 대국의 지위를 갖게 됐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갑자기 강경 노선을 바꿔 러시아에 저자세를 보이는 것은 러시아가 핵 대국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미국이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에서 늘 공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중국의 핵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중국 내에서 과도한 핵무기 보유는 많은 비용과 전략적 불확실성을 초래할 뿐이라는 견해가 있는데 이는 심각한 전략적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핵무기는 외부 세력의 군사적 위협을 막는 강력한 억제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미국의 핵탄두 보유량은 2016년 기준 각각 7290개와 7000개로 전 세계 핵무기 보유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와 중국은 각각 300개와 260개를 갖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세네갈을 방문하며 미·중 무역전쟁에 맞설 아프리카 우군 확보에 나섰다. 시 주석은 세네갈에 이어 르완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방문한다. 시 주석은 르완다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양국은 국제 문제에 더욱 소통하면서 개도국의 공동이익을 결연히 수호해야 한다”며 “함께 협력해 중국과 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구축을 위해 손잡고 나아가자”고 말했다.

미국에선 ‘중국 위협론’이 다시 잇따라 제기됐다. 마이클 콜린스 미 중앙정보국(CIA) 부국장보는 20일(현지시간) 애스펀 안보포럼에서 “중국은 우리를 상대로 조용한 냉전을 벌이고 있다”며 “미국의 초강대국 지위를 대체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에 대해 “동양의 크림반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해 안보 위기를 불러일으킨 것을 비유한 것이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포럼에서 “중국은 우리가 직면한 가장 광범위하고, 중대한 위협”이라며 “그들은 전통적 스파이뿐 아니라 경제적 스파이 행위를 국가 차원에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