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 접은 현대차 “대내외 악재부터 극복”

입력 2018-07-22 19:21
지난 5월3일 오후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2018년도 임금협상 상견례를 개최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자동차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올 상반기 국산차의 내수 판매량과 수출량이 역주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위기 극복을 위해 내부 갈등을 접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주말 2018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여름휴가 전 잠정합의는 2010년 이후 8년 만이다. 판매 부진 속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무기로 수입차에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노사 양측은 외부 위협에 우선 대응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의 실적 악화에 따라 잠정합의는 지난해보다 소폭 낮은 수준에서 이뤄졌다. 주요 내용은 기본급 4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과 성과급 250%, 격려금 280만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다. 아울러 현대차 노사는 장시간 근로 해소를 위한 심야근로 단축에도 합의했다. 근로시간이 줄어듦에 따라 감소되는 생산물량을 만회하기 위해 시간당 생산 속도를 올리는 생산성 향상에도 뜻을 모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산차의 내수 판매량은 76만71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줄었다. 같은 기간 국산차 수출량도 122만2528대로 지난해보다 7.5%나 떨어졌다. 이는 2009년 상반기(93만9726대)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시장에서 실적이 계속 부진한 데다 원화 강세로 국산차의 가격경쟁력이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내 생산량(상용차 포함)도 200만4744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3% 감소했다.

한편 수입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려는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떠난 민관 합동 사절단은 현지에서 정·재계 주요 인사를 만나 ‘설득 총력전’을 펼쳤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22일 밝혔다. 미국 측 인사들은 우리 정부와 업계 입장에 대체로 공감하고 수입차에 대한 관세가 미국 경제와 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