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주자들, 너도나도 ‘문재인 마케팅’

입력 2018-07-20 04:04

이해찬 의원 여전히 장고 중, 불출마로 기울었다는 관측도… 설훈·이인영은 李로 단일화
당권 도전 5인, 한목소리로 “문재인정부 성공” 외치며 당원 표심 의식한 공약 내세워
6·13 지방선거 방불


더불어민주당의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해찬 의원과 일부 비주류 후보를 제외한 당대표 대진표가 완성됐다. 후보들은 6·13 지방선거를 방불케 할 만큼 한목소리로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외쳤다. 당원 표심을 의식한 ‘당원 직접민주주의’ 공약도 빠짐없이 등장했다. 다만 세부 공약에서는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워 차별화를 꾀했다.

후보 등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9일에도 이 의원이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자 당내에서는 불출마로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의원 측근은 “막판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당내 비주류이자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인 설훈·이인영 의원은 논의 끝에 이 의원으로 단일화를 결정했으며 20일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성 의원(4선)은 이날 출마 선언을 하면서 ‘당 혁신’을 내걸었다. 최 의원은 “민주당이 혁신하지 않고 멈춘다면 문재인정부는 성공할 수 없다”며 “전략공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모든 공천 규정을 당원과 대의원의 투표로만 개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당과 청와대의 관계에 대해서는 “당대표가 침묵하고 하명을 받는다면 능력이 부족한 것이라 생각한다. 대통령을 설득하는 능력을 갖춘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두관 의원(초선)은 ‘지역 분권’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의 권력을 과감히 중앙에서 지역으로 이전하겠다”며 “지역에서 인재를 키우고, 그 인재가 다시 지역사회의 힘이 되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세 번째 도전 만에 경남지사를 지냈던 경험을 말하며 “이번 당대표는 민선 7기 지방정부를 엄호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표 의원(4선)은 경제 정책에 방점을 찍었다. 김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유능한 경제정당을 이끄는 경제 당대표가 필요하다”면서 당내 경제혁신본부를 차리고 당대표가 본부장이 돼 직접 경제를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은 몇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1주일에 한 번 당정청 정례 회의를 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송영길 의원(4선)은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점을 강조하며 대통령의 외교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야당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외교 역량으로 미국 공화당, 일본 자민당, 중국 공산당 등과 경쟁하겠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한반도 평화를 지켜내는 정치적 결사체로서 글로벌 민주당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재선)은 당원을 우선시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당원 직접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청년·노인 최고위원 부활, 지역단체장 중 최고위원 1인 선출 등을 약속했다. 박 의원은 “임기 1년차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한 당대표 평가제를 도입하겠다”며 “당원의 의견은 매주, 매월 단위로 공개하고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김판 김성훈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