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용산 일대 아파트 재건축 심의 보류

입력 2018-07-19 21:44
서울 여의도·용산 일대 아파트 재건축 심의가 잇따라 보류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 지역 개발 구상 밑그림을 공개한 후로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자 서울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전날 열린 ‘제9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여의도 공작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계획안을 보류했다고 19일 밝혔다. 1976년 입주한 공작아파트는 조합이 최고 50층 주상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같은 날 용산구 이촌동 왕궁아파트 역시 정비계획이 보류됐다. 1974년 지어진 이 아파트는 5층이던 층수를 최고 35층으로 높여 가구 숫자를 늘리지 않는 일대일 재건축을 추진해왔다.

두 아파트 모두 보류 결정이 내려진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공작아파트의 경우 여의도 마스터플랜과의 정합성을 맞춘다는 이유로, 왕궁아파트는 한강변 층수 제한 등 민감한 사안이 많아 보류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도계위에서는 여의도 일대 재구조화 종합구상안도 보고됐다.

박원순표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이 신도시급 규모로 이뤄질 것이라는 예고가 나오자 이들 지역 부동산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박 시장은 앞서 지난 10일(현지시간)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차 싱가포르를 방문해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여의도를 통째로 재개발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용산의 경우 서울역∼용산역 철로를 지하화한 뒤 그 위에 MICE(전시컨벤션관광)단지와 쇼핑시설을 짓겠다는 뜻도 밝혔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박 시장 발언 이후 여의도 아파트 호가는 이전보다 1억원에서 최대 3억원까지 뛴 상태다.

서울시는 당장 다음 달 발표 예정이었던 여의도 개발구상계획 공개 시점을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시장 불안 조짐이 보이고 있어 발표 시점은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여의도와 용산 일대 개발의 큰 방향성은 정했지만 추가적으로 검토할 부분들이 있고 무엇보다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