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19일 5년 연속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여름휴가 전 임·단협을 마무리하겠다며 파업에 들어갔지만 일감부족으로 다음 달 해양야드의 가동 중단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파업 출정식을 열고 5시까지 3시간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이어 20일과 23일, 24일 사흘 연속 전면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지난 13일 7시간 부분파업으로 올해 첫 파업을 시작한 노조는 엿새만에 다시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기본급 7만3373원 인상과 하청업체 근로자에 대해 정규직과 동일한 학자금, 성과급 지급, 고용안정협약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임금동결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각각 3100억원과 12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일감 부족도 심각하다. 해양플랜트 수주가 44개월째 없었고 880여명은 휴업 중이다. 2600명 안팎의 임직원은 다음 달 20일부터 일손을 놓아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이들 임직원을 대상으로 순환휴직과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울산 동구 지역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해양사업부 주변 상당수 음식점과 편의점 등은 폐업하거나 휴업에 들어갔다. 한국외식업협회 울산 동구지부에 따르면 동구 지역 식당의 매출은 1년 전보다 40∼50%가량 줄었다. 또 동구 지역 올해 식품위생업과 공중위생업의 폐업률은 2015년에 비해 각각 29.6%와 40% 늘어났다. 지역 외식업계 관계자는 “지역 조선업체와 협력업체들이 일감부족 등으로 경영 상황이 굉장히 심각한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이 또 파업을 한다고 하니 심경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영업손실·일감부족에도… 현대중 ‘아몰랑 파업’
입력 2018-07-19 1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