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美 구글에 6조원 벌금

입력 2018-07-18 22:11 수정 2018-07-18 23:36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 AP뉴시스

미국의 통상 공세에 연일 시달리던 유럽연합(EU)이 반격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보복 관세로 맞대응한 EU는 이번엔 미국 IT 기업인 구글에 6조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렸다. EU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일본과 손을 잡는 등 세계 주요국이 미국을 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18일 구글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강제 설치토록 하는 등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과징금 43억4000만 유로(약 5조7000억원)을 내라고 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EU가 구글에 물린 과징금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EU는 지난해 6월 구글이 자사 제품을 우선 검색토록 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24억 유로(약 3조1000억원)를 부과한 바 있다.

EU가 미국 거대 IT 기업에 거액의 과징금을 물림에 따라 양측 간 분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구글이 3개월 안에 불법행위를 시정하지 않으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에 전 세계 일일 평균 매출의 최대 5%에 해당하는 추가 과징금을 물리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EU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EU는 미국을 대신할 새로운 무역 파트너 참색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U와 일본은 지난 17일 도쿄에서 FTA의 일종인 경제연대협정(EPA)을 맺었다. 내년 3월 발효되는 이번 협정으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 무역 총액의 40%를 차지하고 인구 6억명이 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거대 자유무역권이 탄생하게 됐다.

일본과 EU는 공동성명을 통해 “EPA 서명은 보호주의에 대항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면서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하는 다자간 무역체제를 지켜가겠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번 협정을 통해 일본은 약 94%, EU는 약 99%의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특히 일본 자동차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산 전기·전자제품 관세도 없어진다. EU는 협정 발표와 함께 와인 관세가 철폐되는 등 농수산물과 광물 분야에서 혜택을 보게 된다.

일본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발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에서 18∼19일 열리는 관련국 회의에서는 참가국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 주도로 한국 인도 아세안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역시 연말 타결을 목표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