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구조적 문제, 처방 없으면 경고음 계속
균형 있는 정책·규제 개혁·일하는 방식 변화 필요”
규제 총량제 도입 제안
“개혁이라는 핸들의 방향을 잘 잡아도 성장 페달 없이는 앞으로 못 나간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정부가 개혁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균형감 있는 정책을 조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국내 투자와 고용을 늘리려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회장은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3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식에서 한국 경제를 자전거 타기에 비유하며 균형 있는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개혁의 방향이라는 핸들은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여기에 성장이라는 페달을 힘차게 돌려야 한국 경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성장 정책을 개발해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되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투자가 가능하고, 사회안전망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없이는 거시지표의 경고음이 계속 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균형 있는 정책, 파격적 규제 개혁, 일하는 방식 변화 등 ‘미래를 위한 3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폐쇄적인 규제환경 속에서 오랫동안 지내다보니 우리가 국제기준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에 대해 무덤덤해지고 위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왔다”면서 “정부와 국회가 협력해서 규제 총량 관리와 같은 제도적 장치를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규제 개혁을 위해서는 기업도 법과 규제 이전 단계에서 선진 규범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 가야 한다”고 기업의 선제적 대응도 주문했다.
박 회장은 기업의 업무 방식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달 기업문화 2차 진단에서 ‘청바지 입은 꼰대’라는 말을 듣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면서 “넥타이를 풀고 청바지를 입는 외형적 변화보다 사고방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의사결정 구조, 업무방식, 인재육성, 리더십 모델 등 전 과정을 바꿔야 혁신의 동력이 촉진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통찰과 힐링’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대한상의 제주포럼은 역대 최대 규모인 700명이 참석한다. 개막 강연은 네덜란드 출신의 디자이너 단 로세하르데가 ‘상상과 비전- 도시를 바꾸다’라는 주제로 미래 도시의 풍경을 제시했다.
둘째 날에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산업혁신을 통한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정부의 산업혁신 정책방향에 대해 강연한다. 스티브 잡스와 함께 17년간 애플 마케팅을 이끌었던 켄 시걸 전 애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미칠 듯이 심플’이란 주제로 단순함을 향한 헌신적 집착을 이야기한다. 유시민 작가는 미래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변화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공유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개혁 핸들 잡았어도 성장 페달 없인 전진 못한다”
입력 2018-07-18 18:41 수정 2018-07-18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