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진짜 기독교 페이지 맞나요?”
미션라이프 페이스북(미션 페북)은 지난 한 달간 곤혹스러운 상황을 몇 차례 겪었습니다. 난민문제 때문입니다. 난민을 사랑으로 품어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미션 페북에 실릴 때마다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의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사랑이 넘치던 소통의 공간이 순식간에 비판이 빗발치는 불신의 장이 됐습니다. 미션 페북 팔로우를 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급박한 상황인데도 초신자이자 페북지기인 저는 쉽사리 댓글을 달지 못했습니다. 하아, 저는 과연 어떻게 댓글을 달았어야 했을까요.
페북지기 지저스 터치, 오늘은 ‘난민을 바라보는 올바른 크리스천의 자세’입니다. 설문조사를 하기에는 어려운 주제인 만큼 미션 페북에 오른 논쟁적 댓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갈음하겠습니다.
크리스천 리더들은 ‘한국교회가 난민을 사랑으로 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미션 페친들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제가 찾아 읽은 300여개의 댓글 중 난민을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의견이 90% 이상이었습니다.
공감을 많이 얻은 댓글은 공통적으로 제주도를 찾아온 예멘인들을 순수한 난민으로 볼 수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A페친은 “가짜 난민을 품을 순 없다”면서 “주일예배를 드리는 곳에 폭탄을 던지는 식으로 기독교를 박해하는 무슬림마저 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적었습니다. 그의 댓글에는 100회에 가까운 ‘좋아요’가 이어졌고 공감 덧글이 굴비 엮이듯 달렸습니다. B페친은 “난민을 품어야 한다는 사람들은 ‘예수님도 난민’이라고 하나 예수님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C페친은 복음보다 자선을 강조하는 세태를 비판했습니다. 그는 “예수님은 자선사업 하러 오신 게 아니라 우상에 빠져 영혼과 육신이 망한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것”이라면서 “복음을 전하는 일이 최우선인데 지금은 자선사업이 우선시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이를 두고 크리스천 리더들의 포퓰리즘적 난민 옹호라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현실을 도외시한 채 도덕책 외우듯 성경구절을 내세운다는 것입니다. 한 페친은 자신이 거주했던 영국의 사례를 들었습니다. 그는 “유럽 크리스천들이 감성적으로 무슬림을 받아들이면서 유럽은 이제 복음을 전하는 게 불법인 곳이 돼 버렸다”면서 “형제 이슬람 국가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난민을 왜 머나먼 극동의 한국에서 받아야 한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썼습니다.
무슬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한 페친은 “무슬림이 유입됐다고 해서 영국 기독교가 사라진 건 아니다”면서 “끊임없이 남을 생각한 예수님은 어디 가고 우린 왜 끊임없이 우리만 생각하는가”라고 한탄했습니다. 또 다른 페친은 “진짜 위험한 건 무슬림이 아니라 무슬림 혐오”라고 비난했습니다.
“너희는 나그네를 사랑하라.” 모세가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율법을 전하며 당부한 말씀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분별력 있는 사랑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이단세력을 품을 수 없듯 기독교를 배척하거나 우리의 상식을 따르지 않는 세력마저 분별없이 받아들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끝으로 미션 페북은 하나님 사랑을 전하는 진짜 기독교 페이지 맞습니다. 그러니 박차고 떠난 페친 여러분들의 빠른 귀환을 소망합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페북지기 지저스터치] 박차고 떠난 페친 여러분께
입력 2018-07-20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