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락페스티벌’ 추진방식 놓고 시의회-관광공사 갈등

입력 2018-07-17 21:43

인천의 대표음악축제인 펜타포트락페스티벌(이하 락페스티벌)의 추진방식을 놓고 인천시의회와 인천관광공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운영계약의 독점적 성격과 지역 음악인들의 소외감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17일 인천관광공사와 인천시의회 등에 따르면 유세움 시의원은 최근 시의회에서 락페스티벌의 공개경쟁입찰을 제안했다. 운영기획사인 예스컴의 독점적 계약을 지적하며 공공영역에서 축제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인천관광공사가 “(운영사가) 5년 이상의 전문성을 갖고 있고 기획력과 섭외능력을 가져야 이 행사를 추진할 수 있다”고 답변하자 유 의원은 “기획사가 다시 사업자등록을 한 시점이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올해는 어렵다 해도 내년부터는 공개경쟁입찰로 전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인천관광공사는 공개경쟁입찰을 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인천관광공사는 2016년부터 예스컴과 민간투자 13억원 유치를 조건으로 협약을 통해 락페스티벌을 추진해 왔다. 기획사가 민간투자 유치 및 행사 기획·운영의 전문성을 토대로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지역 음악인들 일각에서는 소외감을 토로하고 있다.

지역 시민문화공동체 ‘문화바람’ 임승관 대표는 “한 기업이 독점하는 상황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더라도 이를 평가할 시점이 됐다”며 “무대 1개를 시범적으로 지역과 나누거나 축제 전후의 프로그램에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역 예술단체 ‘스페이스빔’ 민운기 대표도 “락페스티벌이 지역환원이나 음악 활성화에 기여한 바가 거의 없다”며 “냉정한 모니터링을 통해 제대로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락페스티벌의 성격상 운영사가 바뀔 경우 저명 출연진 확보가 어려워지는 등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락페스티벌의 브랜드 파워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는 시가 2∼3년 정도는 현재의 운영방식을 유지하면서 지역사회의 참여비중을 차츰 늘려가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락페스티벌은 세계 90개국에서 발행되는 영국 미디어 ‘타임 아웃 매거진(Time Out Magazine)’에 의해 ‘세계음악페스티벌 Best 50’에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연속 선정될 정도로 인기 있는 축제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