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연 5%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알리듯 오름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신한·NH농협은행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잔액과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각각 0.02% 포인트 올랐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지난달 코픽스 잔액·신규취급액 기준금리가 1.85%와 1.84%로 전월 대비 0.02% 포인트씩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시중은행은 코픽스 금리를 기준금리로 두고 여기에 가산금리를 더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결정한다.
KB국민은행은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74%까지 올랐다.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도 최대 4.58%로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3.15∼4.50%로 상향 조정했다. 우리은행은 3.23∼4.23%에서 3.25∼4.25%로, NH농협은행은 2.80∼4.42%에서 2.82∼4.44%로 잔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높였다. 다만 금융채 6개물 금리를 먼저 반영하는 KEB하나은행은 잔액과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모두 0.003% 포인트씩 내렸다.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은 가계의 이자 부담과 직결된다. 지난해 2분기 기준 은행의 전체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56%가 변동금리 대출이다. 변동금리를 선택한 대출자들은 당장 이자 상환액이 늘게 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한 ‘갭 투자자’의 이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가 0.25% 오르면 돈을 빌린 가계의 이자 부담이 연 2조3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대출금리 상승 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국내 장단기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오르고 대출금리도 동반 상승한다. 금리 상승세가 우려될 경우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3년 이상 장기 대출이라면 고정금리가 안정적일 수 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또 올랐다
입력 2018-07-17 18:49 수정 2018-07-17 2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