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유출부터 교장의 ‘갑질’과 성희롱까지 교단이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고 있다. 교직원·학생이 시험지를 통째로 빼내는가 하면 여고 교장은 제자를 성추행해 구속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7일 D고교 시험지 유출사건과 관련해 수사관 10여명을 학교와 행정실장 김모(58)씨, 학교운영위원장 신모(52·여·의사)씨의 집 등 3∼4곳에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김씨와 신씨 간 금융거래 내역은 물론 디지털포렌식 수사기법을 통해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승용차 블랙박스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 김씨는 지난 2일 학교 인쇄실에 보관 중이던 3학년 이과 기말고사의 9과목 시험지를 복사해 학부모이자 학교운영위원장인 신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의 한 특목고에서도 지난 4∼7일 실시된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3학년 학생 2명이 교사 연구실에 들어가 기말고사 시험지를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 측은 해당 학생들을 퇴학 조치하고 시험지가 유출된 2과목에 대해 16일 재시험을 치렀다. 시험문제 유출은 학생들이 촬영한 시험지 사진을 SNS를 통해 공유했다가 들통났다.
일부 교장은 권위적 ‘갑질’과 부끄러운 성추행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전남도교육청은 모 초등학교에서 교장이 교사들에게 폭언과 욕설 등 인권침해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교사 6명은 1년6개월 동안 교장 갑질과 인권침해 사례를 나열한 연판장에 서명하고 이를 도교육청에 제출했다.
지난 10일 광주 모 여고의 임모(62) 교장은 제자를 성추행했다가 경찰에 구속됐다. 같은 학교 교사 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교장을 고발하는 글이 잇따르자 학생들을 상대로 무기명 설문조사를 실시해 교장 임씨가 ‘명찰을 바로잡아 주겠다’는 핑계로 제자들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사실 등을 파악했다. 임씨를 직위해제한 이 학교 이사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시험지 유출에 교장 갑질·성추행까지… 교육계 총체적 난국
입력 2018-07-17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