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당권 주자로 거론됐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7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당권 경쟁에서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아온 김 장관이 출마를 포기함으로써 전대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8·25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장관으로서는 직에 머무는 날까지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불출마 선언 이유에 대해 “개각과 저의 출마 여부가 연동돼 버렸다. 개각과 입후보가 모두 연일 소문만 무성한 채 지체되는 것도 저로선 여간 송구스러운 일이 아니다”며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폐를 끼쳤기에 먼저 불출마를 밝혀 결자해지하고자 한다”고 했다. 또 “저로 인해 혼선과 억측이 야기되고 있다. 등록 마감이 임박한 지금까지도 후보들의 출진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제가 먼저 결론 내리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오전까지만 해도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제헌절 70주년 경축식 후 기자들과 만나 “개각이 돼야 움직일 수 있다”며 “대통령이 개각을 언제 할지 잘 모른다. 안 풀어주는데 ‘내가 (당으로) 갑니다' 그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 발언 이후 청와대가 모종의 시그널을 줬고, 몇 시간 뒤 불출마 선언을 하게 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장관의 불출마로 남은 변수는 친노무현·친문계 원로인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다. 이 의원 측은 그동안 “고심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본인이 당 대표 역할에 적합한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김 장관이 불출마 선언을 한 데다 후보 등록일(20∼21일)도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조만간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당내에서도 이 의원의 출마 여부와 이후 전대 판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이 의원의 출마 여부가 결정되면 친문계 후보들도 교통정리가 되면서 전당대회 대진표가 완성될 전망이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친문계 김진표(4선) 박범계(재선) 의원이 공식 출마 선언을 했다. 이종걸(5선) 설훈 송영길 최재성(이상 4선) 이인영(3선) 김두관(초선) 의원도 곧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출마가 유력시되던 박영선(4선) 의원은 출마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대표 후보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김 장관의 불출마가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다만 친문 색채를 전면에 내세운 후보보다는 당내 세력 균형을 강조하는 중립 성향의 후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임성수 김성훈 기자 joylss@kmib.co.kr
청와대 사인? 김부겸 장관 전대 불출마 선언
입력 2018-07-17 18:25 수정 2018-07-17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