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남자 검사의 0.5야” 檢 내 성차별 심각

입력 2018-07-15 21:48
여성 검사 10명 중 8명 이상이 근무평정과 업무·부서 배치에서 남성보다 불리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여검사는 “넌 남자 검사의 0.5야” “여자니까 성폭력 사건이나 담당해”라는 성차별적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위원장 권인숙)는 15일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평등한 조직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제도를 정립하라고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대책위가 지난 2월부터 3개월 동안 법무·검찰 내 여성 구성원 7400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검사 82%가 ‘조직문화가 성평등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85%는 ‘근무평정, 업무배치, 부서배치에서 여성이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전체 응답자의 54%는 ‘성차별적 조직문화로 인해 여성의 지위가 낮기 때문에’ 성희롱 등이 발생한다고 대답했다. 성범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조직에 부적합한 인물로 취급당할 수 있기에’ ‘근무평정, 승진, 부서배치 등에 부정적 영향 때문에’ 등이 거론됐다.

이와 관련해 대책위는 인사 과정에서 성별에 따른 편견을 배제하고 평등한 순환보직 체계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검찰·교정·보호·출입국 등 각 영역에서 인사·예산·감찰의 주요 보직에 여성을 우선 배치토록 했다. 검찰의 경우 법무부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의 여검사 비율을 전체 여검사 비율인 30%에 맞출 것을 주문했다. 법무부 검사 68명 중 여성은 8명(12.3%), 대검은 69명 중 4명(5.8%), 서울중앙지검은 249명 중 50명(20.1%)에 불과하다.

신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