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축제’ 2018 한국프로야구(KBO) 올스타전이 14일 성황리에 진행됐다. 나눔(KIA 한화 넥센 LG NC) 올스타가 드림(삼성 롯데 두산 SK KT) 올스타를 10대 6으로 이긴 이날 최우수선수(MVP)로 홈런 2개를 몰아친 김하성(넥센 히어로즈)이 뽑혔다. 그런데 김하성만큼 팬들의 이목을 끈 선수가 있었다. 고졸 1년차 ‘괴물 신인’ 강백호(KT 위즈)가 그 주인공이다.
감독 추천 선수로 신인 중 유일하게 올스타에 선발된 강백호는 6회초 타석이 아니라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고 시절 투타겸업을 한 강백호는 이날 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강백호는 최고 150㎞에 달하는 강속구를 뿌려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삼진 2개를 잡은 뒤 교체돼 수비를 하러 외야로 뛰어가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지난해 KBO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 지명을 받아 KT에 입단한 강백호는 전반기 83경기에 나서 0.296의 타율과 16홈런을 치며 데뷔 첫해부터 팀의 간판타자로 자리매김했다. 김진욱 KT감독이 “자기 자리를 잡아가는 정도가 아니라 게임을 이끈다”는 표현을 쓸 정도의 맹활약이다.
강백호의 성적은 슬럼프를 극복한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강백호는 프로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치며 화려하게 데뷔한 뒤 4월 17일까지 0.315의 타율과 5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슬럼프가 찾아왔다. 5월 19일까지 단 하나의 홈런도 치지 못했다. 타율도 0.250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러던 중 5월 20일 NC 다이노스 전에서 1개의 홈런과 3개의 2루타를 포함해 5안타로 부활했다. 불안했던 좌익수 수비도 점점 안정돼 하루하루 발전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강백호의 기록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승부처인 풀카운트와 초구 성적이다. 강백호는 전반기 48번의 풀카운트를 맞았는데 3개의 홈런과 12개의 볼넷을 포함해 1.087의 높은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 중이다. 초구 타격 시 성적은 더욱 올라간다. 40번의 타격에서 0.487의 타율과 5개의 홈런으로 1.475의 OPS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월 27일 LG와의 홈경기에선 개인 통산 첫 선두타자 초구 홈런으로 상대 선발 임찬규를 흔들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강백호는 1994년 김재현(前 LG)이 기록한 고졸 신인 최다 홈런(21개)을 넘어 96년 박재홍(前 현대 유니콘스)이 세운 역대 신인 최다 홈런(30개)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강백호의 기세를 고려하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 고졸신인으로서 데뷔 첫해 신인왕을 수상한 이정후(넥센)는 풀타임 주전 외야수로서 전반기 0.327의 타율을 기록했다. 시즌 종료 시점 타율은 0.324였다. 이정후와 달리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빈도가 높은 강백호는 체력 면에서 이정후보다 유리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있다는 점도 호재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깜짝 등판 150㎞!… 역시 ‘괴물 신인’
입력 2018-07-16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