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삼국지’ 이끈 뚝심으로 다시 승부수

입력 2018-07-15 19:20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입찰에서 롯데와 신라면세점을 제치고 두 매장을 독식한 데 있어 명동, 강남 등 시내 면세점을 잇따라 개장하면서 면세점 3강 체제를 구축했다. 신세계면세점의 재도약 배경에는 정유경 총괄사장이 있다.

정유경(사진)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15일 강남점 오픈과 관련해 “유명한 관광지에는 스토리가 있다”면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을 스토리로 마음속에 남는 ‘마인드마크’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초구 반포로 센트럴시티 내 1만3570㎡에 총 5개 층 규모로 조성된 신세계면세점은 오는 18일 개장한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 센트럴시티를 대한민국 문화와 일상을 대표하는 ‘매력 코리아 관광 단지’로 만들고 서초·강남 일대를 쇼핑·미식·예술·의료의 새로운 관광클러스터로 완성해 ‘강남 관광시대’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가로수길 서래마을 압구정동 이태원 등의 주요 관광지와 예술의전당 강남성모병원 한강 세빛섬 등을 연계해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다.

그동안 공식 석상 노출을 꺼려 ‘은둔의 경영자’로 불렸던 정 총괄사장은 ‘면세점 삼국지’ 새판을 짜면서 공격적인 경영자로 떠오르고 있다. 2015년 백화점 총괄사장으로 승진하며 책임경영을 맡은 그는 신세계면세점을 흑자로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 사드 보복으로 면세점 업계 전반이 위기 상황을 맞았으나 신세계면세점은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는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백화점에서 쌓아온 유통 노하우, 명품 유치력 등 실력과 뚝심이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그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때 최저 입찰금액을 경쟁사인 신라면세점(2698억원)보다 672억원이나 높게 써내 거머쥐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9월 신규면세점 가운데 가장 먼저 루이비통을 유치했으며 강남점에도 세계 면세점 최초로 슈즈 브랜드 ‘마놀로 블라닉’과 더불어 이탈리아 슈즈 브랜드 ‘세르지오로시’를 단독 유치했다. 정 총괄사장이 스타필드, 삐에로 등 실험작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오빠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에게 면세점이라는 정공법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