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은 비대위원장 뽑을 수 있을까

입력 2018-07-15 18:28 수정 2018-07-15 21:33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안상수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혼돈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 수습을 주관할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놓고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당내 계파 갈등은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한국당이 순탄하게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지, 내홍이 격화돼 루비콘강을 건너게 될지 이번 주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혁신비대위 구성 준비위원회는 14∼15일 비대위원장 최종 후보 선정을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려 했으나 시작도 하기 전에 무산됐다. 준비위는 당초 후보 5명을 대상으로 당원 50%, 일반 국민 50%의 여론조사 경선을 벌인 뒤 16일 의원총회 때 보고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 등 일부 후보들이 여론조사 결정에 반발하면서 이 방안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비대위원장 후보는 이 전 총장 외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와 박찬종 아시아경제연구원 이사장, 김성원·전희경 한국당 의원으로 압축된 상태다.

준비위는 결국 어정쩡한 결과를 남긴 채 활동을 끝냈다. 안상수 준비위원장은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에게 비대위원장 최종 후보 선정 권한을 일임한다”고 밝혔다. 준비위까지 꾸려 3주 가까이 인선 작업을 벌이고도 김 권한대행에게 다시 추천권이 돌아가게 된 것이다.

김 권한대행은 16일 의총에서 비대위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더라도 17일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 추인 절차를 강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권한대행은 15일 “비대위원장은 표결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의총에서 당내 의견을 듣고 후보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위 역시 계획대로 열겠다”고 했다. 친박근혜계 및 중진 의원들이 집요하게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상황이라 의총·전국위 자리가 내전(內戰) 발발의 장이 될 가능성도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