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협상 노선 갈짓자, 여론도 등돌려… 메이 "어휴…"

입력 2018-07-12 19:13
사진=AP뉴시스

‘브렉시트 소방수’ 테리사 메이(사진) 영국 총리가 13일로 총리 취임 2주년을 맞지만 축하받을 경황이 없을 듯하다. 최근 오락가락하는 브렉시트 수위에 반발해 장관들이 연이어 사퇴한 데 이어 자신 역시 당 안팎에서 사임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 총리는 2016년 7월 1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후임으로 전면에 등장했다. 지난해 3월부터 유럽연합(EU)에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하고 브렉시트 협상을 진두지휘한 그는 애초 EU와의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도 떠나 완전히 결별하자는 ‘하드 브렉시트’를 주장했다.

야당이 계속 반발하자 메이 총리는 하드 브렉시트 전략에 대한 국민 지지를 얻기 위해 지난해 6월 조기총선을 실시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기대와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보수당만으로는 과반 의석도 달성하지 못하는 참패를 당한 것이다.

결국 메이 총리는 최근 정부 방침을 ‘소프트 브렉시트’로 급선회했다.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남자는 것이다. 브렉시트 협상 최종시한을 불과 9개월 앞두고 정부 방침이 바뀌자 브렉시트 강경파들이 반발했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불과 몇 시간 후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이 사임했다.

국민 여론도 급격히 나빠진 상태다. 9일 영국 스카이뉴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중 64%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보수당 의원 일부는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인다.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의원은 6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불신임 투표에 필요한 하원 의석의 15%, 48명을 훌쩍 넘는다. 다만 불신임투표가 시작돼도 159명을 확보해 총리를 바꿀 수 있을지 여부는 의견이 분분하다. 브렉시트 강경파 장관들이 사퇴하는 바람에 내각이 소프트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장관들로 채워졌고, 메이 총리를 향한 반발도 곧 잦아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