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치료제로 쓰이는 원료에서 발암가능물질이 발견되면서 시민들의 동요가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문제의 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추정되는 의약품 후보를 219개에서 128개로 추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9일 발암가능물질 함유 추정 고혈압 치료제 128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앞서 유럽의약품안전청은 중국의 ‘제지앙 화하이’사가 만든 ‘발사르탄’이라는 원료에서 발암 가능성이 있는 불순물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 7일 해당 원료가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혈압 치료제 219개를 잠정적으로 판매 중지했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219개 중 187개 제품을 우선 점검한 결과 91개는 문제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판매중지 조치를 해제했다”며 “나머지 32개에 대한 조사 결과도 곧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NDMA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2A군으로 정한 발암위험 물질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2A는 동물실험에서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밝혀졌지만 사람을 상대로는 발암 가능성이 적은 물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2A가 인체에 유해한 것은 확실하지 않으나 의약품에는 보통 쓰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식약처 홈페이지는 제품 목록을 확인하려는 접속자들이 몰려 오전 한때 마비됐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엔 ‘식약처 홈페이지’ ‘발암물질 고혈압약’ 등이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왔다. 식약처 관계자는 “자신의 약이 발암물질 함유 추정 제품 목록에 있다고 해서 복용을 중지하면 병이 악화된다”며 “의사에게 상담해 대체 치료제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발암물질 논란’ 고혈압 치료제…식약처, 91개 품목 판매중지 해제
입력 2018-07-09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