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캠프 관계자 “安, 왕 같은 존재… 합의된 성관계 가능성 없다”

입력 2018-07-09 18:59 수정 2018-07-09 23:30
사진=윤성호 기자

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사진) 전 충남지사의 3번째 재판에서 “합의된 성관계였을 가능성이 없다”는 경선 캠프 참여자의 증언이 나왔다.

지난해 안 전 지사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일했던 구모(29)씨는 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안 전 지사의 3차 공판기일에서 “캠프 내에서 안 전 지사는 왕이나 다름없었다”며 “(안 지사와 김지은씨의) 성관계가 합의였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캠프 내 성폭력이 만연했지만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고 강조했다. 구씨는 “술자리에서 여성 후배의 어깨를 감싸거나 ‘넌 쓰다 버릴 애로 생각했다’고 폭언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있었다”고 했다. 전직 충남도청 직원 정모(29)씨는 “직언하는 사람은 다 나갔고 예스맨만 남았다는 얘기가 돌았다”며 “피해자도 안 전 지사에게 무조건 ‘네’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해 말 김씨가 술만 마시면 힘들어 보여서 ‘무슨 일이 있구나’ 생각했던 적이 있다”고도 했다. 구씨도 “(김씨가) 너무 불안정해 보여서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며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면 말할 수 없다면서도 보안사항은 아니라고 했었다”고 했다.

구씨는 안 전 지사의 부인 민주원씨가 법적 대응을 준비하면서 김씨의 사생활을 이용하려 했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민씨가) 전화해서 ‘안희정은 정말 나쁜 사람이고 죽이고 싶지만 애 아빠인데 살려야 한다. 김지은의 평소 행실과 과거 연애사를 정리해서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민씨는 오는 13일 증인신문에 나선다.

이날 공판기일에는 구씨와 정씨 등 검찰 측 증인 4명을 상대로 신문이 이뤄졌다. 재판부는 이달 중순 안 전 지사의 신문을 진행한 후 이달 말까지 1심 선고를 할 방침이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