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백내장 수술, 환자보다 수술회수가 더 많다?

입력 2018-07-08 20:10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느끼는 5가지 감각 중 시각에 의지하는 비중이 70% 이상이라고 말한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감각의 3분의 2를 상실하는 셈이니 그 불편함은 말할 나위 없다. 심지어 안구질환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이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안구암이나 특정 질환이 없더라도 노화가 진행되면 자연스레 근육의 탄성이 떨어져 수정체의 두께조절이 잘 이뤄지지 않아 시력이 저하된다. 간혹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백내장 혹은 녹내장과 같은 경우도 발생한다.

이 가운데 백내장의 경우 노안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공개한 ‘주요수술통계’에 따르면 2016년도에만 총 153만명이 의료기관에서 빈번히 이뤄지는 33개 주요수술을 받았고, 단일로는 가장 많은 수인 36만여명(23.5%)이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시행된 수술건수만 51만여건에 달한다. 2011년부터 해마다 평균 3%이상 증가하고 있다. 반면 2번째로 많은 치핵수술은 18만8000여건, 3번째인 제왕절개수술은 16만8000여건이 시행됐다. 백내장수술과 비교하면 격차가 3배가량 난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백내장수술이 실제 환자보다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백내장수술은 건강보험 급여대상이지만 시력교정은 비급여이자 실손보험 제외항목이기에 시력교정을 목적으로 백내장 진단 후 인공수정체 삽입하는 행위도 벌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공짜 시력교정술’이라며 보험설계사와 안과의원이 손을 잡고 백내장으로 진단한 후 시력교정용 다초점렌즈를 삽입해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혜택을 모두 받는 사건을 적발했다. 이어 이 같은 백내장 ‘보험사기’의심사례가 1만5000여건에 이르며, 보험금 120억여원이 잘못 쓰였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불법행위는 아니지만 백내장을 앓고 있으며 실손보험을 가입한 환자라면 300만원 상당의 비급여인 다초점렌즈 삽입을 권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불법행위를 포함해 백내장수술이 다수 시행됨에 따라 부작용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분쟁이 접수되는 소비자원과 의료분쟁조정중재원 모두 다초점렌즈 관련 분쟁건수를 산출할 수는 없다고 답했지만, 분쟁조정에 관여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최근 백내장 수술 후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에 따른 분쟁이 체감적으로 크게 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백내장 수술의 증가 때문인지, 실손보험 가입환자들에게 다초점 렌즈를 은연중에 강권한 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재수술을 하는 등 분재조정을 신청하는 건수가 늘고 있는 것 같다”며 실손보험에 가입한 백내장환자가 안과에선 호갱(호구 고객)이 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학병원에서는 다초점렌즈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많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권하지 않고, 수술건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비급여행위에 대한 파악이 어려워 이와 같은 사례들이 더 있을 수도 있다. 불필요한 의료행위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도록 관리기전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오준엽 쿠키뉴스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