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53·사진) 서울 은평구청장은 지난 3일 구청 전 부서를 돌며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이날 오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간부들 중에는 여성이 별로 없는데 7급 이하는 여성 공무원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여성 구청장이 처음 왔으니까 여성들이 기대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여성 공무원들의 승진 문제도 유념해서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구청장은 구청 인사를 하면서 요직으로 꼽히는 인사팀장 자리에 여성을 임명했다. 은평구 최초의 여성 인사팀장이라고 한다.
김 구청장은 ‘풀뿌리 정치인’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수색에서 살았고 은평에서 구의원 두 번, 시의원 두 번을 했다. 선거 초반에 석연찮은 이유로 당에서 컷오프를 당했을 때도 주민 8000여명이 서명을 모아줘 재심을 통해 경선에 참여할 수 있었다. 김 구청장은 “일 잘 하는 사람인데 왜 경선에도 안 붙여주느냐고 주민들이 아우성을 쳐서 제가 살아날 수 있었다”며 “구민들이 저를 지켜주셨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의 핵심 공약은 수색역세권 개발이다. 수색은 그에겐 운명의 땅이다. 45년간 살아온 동네고, 서울시의회에서 도시계획관리위원회 부위원장과 위원장을 연이어 하면서 수색역세권 개발계획을 주도해 왔다. 수색역 등 서북권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서울시에 서북권사업과를 신설하게 한 것도 김 구청장이었다.
그는 “지방의원으로서 수색역세권 개발을 10년 이상 준비해왔기 때문에 이 문제에 관한한 어떤 공무원보다 많이 안다”면서 “구청장에 도전한 이유도 수색역세권 개발사업을 직접 추진해서 결과를 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때마침 통일의 전진기지로서 수색역이 주목받게 된 시점”이라며 “남북화해는 은평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공일자리 확대도 그가 의욕적으로 매달리는 주제다. 불광천변 관리를 주민들에게 맡긴다든가, 노인들을 재개발·재건축 공사장 인근 초등학교 등·하교 도우미로 고용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준비 중이다. 특히 “1000가구 이상을 재건축할 때는 단지 내에 반드시 치매환자돌봄센터를 만들도록 하고, 여기에서 주민들이 일자리도 가질 수 있게 하는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단체장에게 듣는다-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여성공무원 승진 유념… 수색역세권 개발 주력”
입력 2018-07-05 2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