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을 하루 앞두고 국내 증시가 또다시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2240대까지 밀리며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780선까지 떨어졌다.
5일 코스피지수는 7.91포인트(0.35%) 하락한 2257.55에 마감했다. 지난해 5월 4일(2241.2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 초반 보합권 등락을 보이던 지수는 외국인의 ‘팔자’세에 장중 2240대까지 내려앉았다. 외국인이 93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97억원, 456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 삼성전자(-0.65%) 셀트리온(-3.26%) 등이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관세폭탄’을 매기겠다고 한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시장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상무부가 “미국의 무역 패권주의에 머리 숙이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중국 증시와 함께 국내 증시도 흔들렸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1%대 하락폭을 보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4일(현지시간) 무역전쟁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6일 이후 미국과 중국이 협상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문남중 연구원은 “중국이 신흥국에 영향을 미치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무역 갈등이 지속된다면 신흥국의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하다”면서도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와 중국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를 앞두고 미·중 간 부분적인 타협안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아시아 증시도 4분기부터는 안정세를 나타낼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0.63% 내린 794.05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대 하락폭을 기록했으나 장 후반 기관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낙폭을 줄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신라젠(7.97%) 에이치엘비(2.02%)를 제외한 대부분이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4.1원 오른 1118.6원에 마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미·중 관세전쟁 코앞… 코스피 2250대로 무너져
입력 2018-07-05 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