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가시화하면 일부 업종은 당장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무역 장벽을 높일 경우 수출 중심인 국내 기업은 장기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에서는 기계, 자동차 부품 등 중국으로 중간재 수출을 하는 기업들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이 어려워지면 중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의 중간재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정책팀장은 5일 “우리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다”면서 “특히 기계, 자동차 부품 등 중간재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 둔화로 중국과 미국의 경기가 모두 침체하게 되면 한국의 완제품 수출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불확실성이 높아져 중국 내수시장이 타격을 입으면 특정 품목뿐만 아니라 반도체, 석유화학 제품 등도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유럽연합(EU) 등과 함께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엄치성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실장은 “G2가 무역 분쟁을 벌이면 전 세계적으로 무역 시스템이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전 세계가 함께 무역 장벽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우리도 적극적으로 공조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미국의 자동차 고율 관세 검토에 총력 대응키로 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관세 부과 대상에 자동차 부품이 포함되면 국내 관련 산업이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된다”며 “민·관이 함께 힘을 모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앞으로 정부는 모든 시나리오를 대비해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며 “공청회 등 공식 절차를 진행하고 민·관 합동 사절단을 파견해 미국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준엽 김판 기자 snoopy@kmib.co.kr
새우등 터지는 한국경제… 美·中 의존도 높아 직격탄
입력 2018-07-05 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