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참패 이후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당 위기를 수습하려 하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에 대해 당내 조직적인 반발 기류가 재확산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는 물론 비박(비박근혜)계 일부 의원도 가세해 ‘반(反)바른정당 복당파’ 전선을 형성하는 모양새다.
한국당 의원 모임 ‘보수의 미래 포럼’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초·재선 의원들은 김 권한대행과 복당파의 좌장 김무성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친박계 재선 김진태 의원은 이 자리에서 철학자 도올 김용옥,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등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것을 언급하며 “당이 희화화된 것을 넘어 자해, 모욕 수준에 이르렀다. 당 기강이 엉망이 된 중심에는 결국 김 권한대행이 있다”고 주장했다. 초선 윤상직 의원도 “당에서 책임이라는 보수의 기본 가치가 훼손된 데 대해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의원이 지난 2일 페이스북에서 “저는 계보(계파)의 수장이 아니다. 김 권한대행을 더 이상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반발이 이어졌다. 재선의 정용기 의원은 “김무성 의원은 당대표 시절 본인한테 충성을 다한 분들을 당직에 임명했다. 본인이 계파 활동을 이끌어 왔으면서 무관한 것처럼 얘기하니 중진으로서 상황 인식이 이것밖에 안 되는지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친박계는 김 의원의 탈당을 촉구하는 ‘성명 릴레이’도 이어갔다. 김태흠 의원은 “김무성 의원이 비박계 수장 역할을 한 것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국민이 다 안다”며 “탈당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장우 의원도 “당 원로 격 인사의 무책임한 처신이 계속되고 있다”며 김무성 의원의 탈당을 촉구했다. 초선인 김규환 김순례 성일종 윤상직 이종명 이은권 정종섭 의원도 “구시대의 매듭을 끊고 새 인물들이 미래를 열 수 있도록 책임질 분들의 아름다운 결단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무성 의원과 김 권한대행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박 중진 심재철 의원은 동료 의원 13명과 함께 김 권한대행 재신임을 묻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도올과 이정미? 자해·모욕 수준” 김성태·김무성을 겨냥한 초재선의 반발
입력 2018-07-05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