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공포, 외국인 자금 이탈 등에 곤두박질친 국내 증시가 좀처럼 반등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투자심리는 얼어붙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반등 시점을 두고 엇갈린 견해를 내놓는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를 시작하기로 예정한 6일을 전후해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는 11월까지 증시 하락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시장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도 변수다.
시장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4일 전 거래일보다 0.32% 내린 2265.46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소폭 반등했던 지수는 기관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1533억원을 순매도하면서 다시 하락했다. 외국인이 1억원, 개인은 1289억원을 순매수했다.
아시아 증시도 대만을 빼곤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 일본 닛케이종합지수는 0.31%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2원 내린 1114.5원에 마감했다.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불확실성의 분수령은 6일이 될 전망이다. 미국이 예정대로 중국산 제품에 ‘관세폭탄’을 때릴지가 관건이다. 대(對)중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글로벌 무역전쟁이 현실화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관세폭탄을 계기로 국내 증시가 다시 급락장을 연출할 가능성도 높다
금융투자업계는 코스피가 심리적 바닥인 2200선 초반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환율 움직임, 외국인의 유입 여부에 따라 하락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6일 미국과 중국의 관세부과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단기 급등락은 있겠지만 코스피는 2200선 초반에서 지지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이 안정을 찾고, 외국인 수급이 개선된다면 코스피 급락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정점을 찍은 뒤 상승 동력을 얻을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무역전쟁 이슈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이달 초를 기점으로 분기점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며 “반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반등에 무게를 두는 쪽에선 금융시장의 ‘미국 쏠림’ 강도를 주목한다. 미국 쏠림 현상이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진한 신흥국 주가가 반등할 때가 온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2011년 이후 일방적인 ‘주가 쏠림’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경험칙이 반복된다면 신흥국의 상대적 부진 흐름은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미·중 무역전쟁에 눌린 코스피, 내일이 분수령?
입력 2018-07-05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