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농구경기가 2003년 이후 15년 만에 4일 평양에서 열렸다. 1999년 9월 평양, 12월 서울, 2003년 10월 평양에 이은 역대 네 번째 경기다. 경기 첫날 남녀 남북 혼성팀이 각 한 차례 경기를 펼쳤고, 둘째 날인 5일에는 남녀 남북 대표팀이 대결한다.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가을에는 그 무대를 서울로 옮긴다.
스포츠는 늘 꽉 막힌 남북 관계의 매듭을 푸는 촉매 역할을 해 왔다. 가까이는 북한이 지난해 전북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태권도 시범단을 보내 교류의 물꼬를 텄다. 태권도 시범단의 남행(南行)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으로 이어졌다. 남북은 이미 다음 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개최되는 아시안게임에 공동입장을 추진키로 하고 몇몇 종목에서 단일팀 구성에 합의한 상태다. 스포츠가 다른 분야에 앞서 남북 교류와 화해를 선도하는 모양새다.
남북이 이날 통일농구경기만 한 게 아니다. 판문점 평화의집에선 산림협력분과회담이 열려 북한의 산림 황폐화를 막기 위한 심도 있는 대책들이 논의됐다. 다음 달 20일부터는 2015년 10월 이후 2년10개월 만에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예정돼 있다. 평양에서 열린 ‘봄이 온다’ 공연 답례 형식의 ‘가을이 왔다’ 공연이 서울에서 열릴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여러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교류가 활발했던 적이 있었던가.
그러나 만족하긴 이르다.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는 게 남북 관계다. 이산가족 상봉이든, 스포츠 교류든 무엇 하나 오래 지속된 사례를 찾기 어렵다. 거의 예외 없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다. 정례화로는 부족하다. 다방면의 교류가 상시화 단계에 접어들어야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 말할 수 있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 행사만큼은 남북 정세에 구애됨 없이 언제라도 이루어질 수 있는 확실한 제도적 틀이 마련돼야 한다. 북한의 통 큰 결단을 기대한다.
[사설] 남북교류, 정례화 넘어 상시화의 길로
입력 2018-07-05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