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移通 3사, 5G 장비 ‘화웨이 딜레마’

입력 2018-07-03 19:16
자사 무선 통신장비에 보안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해 온 중국 통신기기업체 화웨이가 스마트폰과 유선 통신장비에서 보안 취약점을 무더기로 노출했다. 화웨이 핵심 상품군의 보안 문제가 부각되면서 그동안 논란이 됐던 무선 통신장비 보안 우려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3일 보안 통계 사이트 CVE디테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웨이가 자진 신고한 보안 취약점은 152건으로 집계됐다. 화웨이의 보안 취약점은 2007∼2015년 52건에서 2016년 100건, 지난해 169건을 기록하는 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보안 취약점이 늘어났다는 건 외부에서 정보를 빼돌릴 수 있는 길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특히 ‘오버플로’는 보안체계 우회 기술인 ‘백도어’와 밀접한 문제다. 화웨이가 올 상반기 자진 신고한 오버플로는 88건이었다.

화웨이의 무선 통신장비 경쟁사인 에릭슨과 노키아는 올해 보안 취약점이 집계되지 않았다. 유선 통신장비 업체 시스코와 지멘스는 보안 취약점이 각각 186건, 7건으로 드러났지만 오버플로는 6건, 0건에 그쳤다. 화웨이처럼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을 모두 생산하는 삼성전자는 보안 취약점이 9건, 오버플로가 3건으로 집계됐다.

화웨이코리아 관계자는 “무선 통신장비에서도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는지 확인 중”이라며 “다만 보안 취약점 증가는 화웨이 제품군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화웨이의 핵심 제품들에서 보안 취약점이 쏟아지면서 화웨이 5G 통신장비를 국내에 도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늦어도 9월까지 화웨이를 포함한 무선 통신장비 제조사 가운데 5G 통신장비 공급사를 선정한다. 현재 LG유플러스만 “이변이 없으면 화웨이 장비를 들여오겠다”고 선언했고 SK텔레콤과 KT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