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은 ‘세계 일회용 비닐봉지 없는 날’이다. 2008년 스페인의 한 환경단체가 제안했고, 미국 영국 프랑스 등 40여개국이 동참하고 있다. 한국도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지자체와 일반 기업이 일회용 비닐 줄이기에 나섰지만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지는 양상이다.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공공청사와 지하철역사에 일회용 우산비닐커버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 1∼8호선 277개 역에서 사용된 우산비닐커버는 483만개다.
그러나 시가 대안으로 내놓은 우산 빗물제거기가 설치된 지하철역은 2일 기준 6곳에 불과하다. 서울교통공사는 빗물흡수 카펫을 이달 안에 모든 역사에 보급할 계획이다. 직장인 권모(39·여)씨는 “역사 안에 빗물이 흥건해 미끄러질까봐 걱정된다”며 “환경보호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대안을 먼저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요 백화점도 빗물제거기를 시범 운영하고 있지만 개수를 늘릴지는 미지수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5월부터 본점과 강남점에 각각 2개의 우산 빗물제거기를 비치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우산 물기를 직접 닦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다”며 “대리석 바닥에 물기가 있으면 사고 위험이 높아 비닐커버를 함께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일회용 비닐 줄이기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경부는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과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환경운동연합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제과점의 경우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으로 된 일회용 컵과 식기류 사용이 금지돼 있지만 비닐쇼핑백은 예외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자발적으로 전국 매장 4700여곳에서 사용되는 비닐쇼핑백 2억3000만장을 줄이기로 했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말까지 비닐쇼핑백 사용량의 90% 이상, 뚜레쥬르는 내년 1월까지 80%를 감축하고 단계적으로 비닐쇼핑백 사용을 전면 중단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전면 중단시 줄어드는 온실가스 배출 규모다 1만925t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일회용 비닐 줄이기 곳곳 혼란
입력 2018-07-03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