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나홀로 취임 행사’를 열었다. 전국 단체장들이 집중호우와 태풍 북상으로 취임식을 취소하거나 재난현장 방문으로 민선 첫 일정을 시작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2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오거돈 부산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전국 15개 광역단체장들은 이날 예정된 취임식을 전격 취소하고, 태풍 대비를 위한 재난안전 대책회의 등으로 취임식을 대신했다. 시민 안전을 우선 챙기겠다는 취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식 대신 기자들에게 민선 7기 주요 과제를 설명했다.
반면 최 지사는 이날 오전 춘천몸짓극장에서 취임식 성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엔 도청 실·국장, 도청 직원, 기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최 지사는 직접 무대에 올라 민선 7기 정책을 홀로그램과 프로젝션 맵핑 등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설명했다. 프로젝션 맵핑은 평창올림픽 개·폐막식 때 사용했던 기술로 대상물에 영상을 비춰 해당 대상물이 다르게 보이도록 하는 예술기법이다.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진행한 이날 취임 기자회견을 두고 일각에선 비판도 제기된다. 다른 지역과 달리 도지사가 안일하게 태풍 등에 대응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30분가량 진행된 이날 행사에 사용된 예산은 극장 대관료와 장비 임대료, 영상 제작료 등 5000만원에 이른다.
강원도는 태풍과 집중호우에 대비해 전날 오후 2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그러나 최 지사는 이날 행사 전까지 한 번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지 않았다. 이에 대해 최 지사는 “내부에서도 행사를 취소하자는 의견은 많이 있었지만 강원도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지역이 아니라서 행사를 작게, 조촐하게 저비용으로 준비했다”며 “재난안전실을 방문하진 않았지만 계속해서 통화하며 점검하고 있다. 평소에 늘 대비태세를 하고 있고, 그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 홀로 취임 행사 연 최문순
입력 2018-07-02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