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자동차 수출량이 최근 6년 연속 감소하는 ‘오랜 불황’ 중에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쌩쌩 달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달라진 트렌트를 반영한 SUV의 세계적 수요 증가가 업계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5곳의 올해 1∼5월 SUV 수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한 56만772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 전체 수출량은 100만365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수출시장에서 SUV의 성장세는 무섭다. 국내 업체들의 SUV 수출량은 2000년 19만6111대에 불과했지만 2013년 101만7232대까지 늘어 처음으로 연간 10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해는 129만9762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간 SUV 수출량은 130만대를 가뿐히 넘어 사상 최대치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5월 국내 업체들의 주요 SUV 모델별 수출량을 살펴보면 한국GM의 트랙스가 10만5828대로 1위, 현대차 투싼이 9만7640대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하반기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현대차 코나(7만1922대)는 빠른 속도로 3위권에 진입했다. 기아차 니로(3만134대)와 스토닉(2만2922대) 등 소형 SUV 모델들도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르노삼성의 경우 올 상반기 수출 실적은 로그와 QM6의 누적 수출물량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QM6는 프랑스에서 중형 SUV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그 비중은 2015년 37.7%에서 올해 1∼5월 55.9%까지 늘었다.
미국 정부의 수입산 자동차 관세 부과 움직임 등 국내 업체에 위협적인 환경이 조성되는 가운데 해외 시장에 새로운 SUV 모델들을 선보인 것이 침체된 자동차 시장에서 수출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체들은 어려운 수출 여건 속에서도 국산 SUV 제품들이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만큼 하반기 성적도 기대하는 눈치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신형 싼타페가 미국 시장에 투입되면 SUV 중심의 신차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이 향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도 “지난달 인도로 선적을 시작한 G4 렉스턴 CKD 물량이 점차 확대되는 등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車 수출 부진에도 SUV 선전… 올 130만대 넘어설 듯
입력 2018-07-02 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