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식당 밥이 100원이라고요? 한동대 ‘한동 만나’ 프로젝트 2년 넘게 시행

입력 2018-07-03 00:01 수정 2018-07-04 08:27
한동대 총학생회와 재학생, 신세계푸드 한동대점 관계자들이 지난달 5일 ‘한동 만나’를 이용한 학생들을 대표해 후원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한동대 제공

“‘만’만치 않은 주머니 사정 때문에 끼니 걱정을 해야 했던 ‘나’에게 만나는 마음까지 따뜻하게 감싸주는 행복이었습니다.” (‘한동 만나’ 이용 학생의 감사 메시지 중)

학교 급식이 100원인 곳이 있다. 경북 포항 한동대학교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학생식당의 3000원짜리 메뉴를 100원에 먹을 수 있는 ‘한동 만나’ 프로젝트를 2년 넘게 진행 중이다. 출애굽 당시 배고파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선물하신 만나와 메추라기에서 이름을 따왔다. 지금까지 2만3301끼의 한동 만나가 학생들에게 제공됐다.

한동 만나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아무나 이용하진 않는다. 학생들은 ‘아너 코드’(Honor code·정직 서약)에 따라서 꼭 필요한 이들에게 한동 만나가 돌아갈 수 있도록 양보하고 배려한다. 가계 곤란 학생들의 경우도 매번 이용하진 않았다. 한 학생은 학기 중 2번 이용했다고 후기를 남겼다. 그는 “버티고 버티다 정말 어려울 때 이용했다”며 “한동 만나가 저처럼 어려운 친구들에게 최후의 수단이 돼 줬다”며 감사해했다. 다른 한 친구는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한동 만나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로 위로받았다”고 썼다.

한동 만나는 한 학부모 후원자의 나눔으로 2016년 5월 시작됐다. 끼니를 거르는 학생이 있다는 소식에 300만원을 기부한 게 시작이었다. 당시 학교 자체 설문조사 결과 가정형편 때문에 평소 식사하는 것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35.3%나 됐다. 이 후원자는 지금도 후원을 지속하고 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졸업생 및 재학생도 한동 만나 후원에 동참하고 있다. 적은 돈이긴 하지만 후원자 수로는 전체 후원자의 4분의 1을 차지한다고 한다. 여기에 한동대 총학생회와 총동문회에서도 한동 만나 1끼당 100원씩을 기부하고 있다. 한동대 대외협력팀 김신균 후원담당자는 “여러 후원자의 후원과 한동대의 정직한 문화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지금까지 한동 만나가 지속되고 있다”며 “배려와 나눔, 사랑의 실천 공간으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