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끌어 낸 난민 정책에 반발해 사임할 뜻을 내비쳤다고 AFP통신이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호퍼 장관은 독일 뮌헨에서 열린 기독사회당(CSU) 비공개 회동에서 내무장관직은 물론 CSU 대표직도 사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메르켈 총리와 기독민주당(CDU)이 지난달 29일 EU 정상회의에서 이끌어 낸 난민 정책에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EU 정상회의 14개 참가국으로부터 자국에 처음 망명 신청했던 이민자들이 독일로 옮겨 다시 망명을 시도할 경우 이들을 송환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반면 제호퍼 장관은 모든 EU 국가를 거친 난민을 독일 국경에서 돌려보내야 한다고 메르켈 총리를 압박해 왔다. CSU 소식통은 “제호퍼 장관은 EU 정상회의에서 나온 합의가 자신의 주장과 동일한 것이라는 메르켈 총리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호퍼 장관이 사임하면 최악의 경우 CSU가 대연정에서 이탈해 메르켈 총리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CSU가 빠지면 대연정이 보유한 의석은 과반에 못 미친다. 독일 도이체벨레는 “메르켈 총리는 여소야대 정부를 구성하는 것보다 새로운 선거를 하는 게 낫다는 입장을 밝힌 적 있다”고 했다.
연정 파트너인 두 정당은 난민 문제로 2015년부터 대립해 왔다. 제호퍼 장관은 메르켈 총리에게 강력한 난민 억제책을 계속 주문해 왔다. 지난달 27일에는 “EU 정상회의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사퇴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獨 내무 사의… 메르켈 연정 궁지에
입력 2018-07-02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