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세종청사 안팎에서 기획재정부 고형권 1차관의 ‘영전설’이 돌고 있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임명에 따라 비어 있는 주(駐)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나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으로 간다는 구체적 얘기까지 나온다. 현재 국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홍남기 실장은 고 차관보다 행정고시 1년 선배다. 홍 실장은 기재부 출신으로 지난해 5월 고 차관과 같은 시기에 임명됐다.
고 차관의 영전설은 처음 나온 얘기가 아니다. 지난 3월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이후 농식품부 장관 기용설이 돌았다. 하지만 배추밭을 현장 방문했던 기재부 1차관들이 모두 장관으로 영전된다는 속설에 바탕을 둔 해프닝으로 밝혀졌다. 당사자인 고 차관은 그때나 지금이나 자신을 둘러싼 인사 소문에 대해 “있지도 않은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말한다.
극구 부인하는데도 영전설이 계속 도는 까닭은 뭘까. 관가에선 기재부의 고위직 인사적체에서 이유를 찾는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기재부에선 1급 이상 고위직 인사가 꽉 막혔다. 불만이 쌓인 국장과 과장들의 희망사항이 영전설로 와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고 차관의 바로 아래 직위인 이찬우 차관보는 3년째 같은 자리다.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호승·차영환 국장도 파견나간 지 1년이 넘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2일 “김동연 부총리가 이 차관보를 크게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고 차관 영전설은 바꿔 말하면 이 차관보 승진설”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경제수석 교체를 계기로 정부 경제팀에 긴장을 불어넣기 위해 차관급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개각과 관련해 “아직 공식적으로 얘기가 안 나온 상황”이라고 전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관가 뒷談] 또 불거진 고형권 기재부 1차관 ‘영전說’
입력 2018-07-02 1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