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1일부터 시행되면서 주 최대 52시간 근무 시대가 열렸다. 2004년 주 5일제 도입 이후 가장 큰 노동 환경 변화다. 당장은 상용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과 공공기관이 대상이다. ‘과로 사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의 장시간 근로는 악명이 높다. ‘워라밸’로 대표되는 일과 삶의 균형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정책 방향은 맞다. 하지만 경기 하강 조짐이 뚜렷한 시기에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시행에 들어간다는 불안이 적지 않다. ‘기대반, 우려반’이다. ‘일단 밀어붙이고 보자’식인 고용노동부가 우려의 근원이다. 고용부의 이런 태도는 근로시간 위반 기업에 대한 6개월 처벌 유예를 시행 며칠 전에야 마지못해 결정한 데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앞으로 산업 현장의 혼선이 적지 않을 것이다. 대기업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중소·중견기업들은 특히 그럴 것이다. 근로시간 여부를 놓고 노사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근로자들의 반응도 관건이다. 시행 전 여론조사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에 찬성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연장 근로가 줄면서 실제 수입이 줄어들 경우 근로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기 하강 조짐이 강해지는 지금 기업들이 정부가 예상하는 대로 새로 인력을 채용할지도 미지수다.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용을 더 기피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연구·개발 비중이 높은 업종 등에서 강력히 요구하는 탄력근로제 연장 문제를 놓고 당정이 여전히 딴소리를 하는 건 한심한 일이다. 정부는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장밋빛 구호만 외칠 게 아니라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모아야한다. 아울러 근로시간 단축 처벌을 유예하는 6개월 동안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사설] ‘기대반 우려반’ 주 52시간 근무 시대
입력 2018-07-02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