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2일부터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태풍과 장마전선이 맞물린 한반도는 폭우와 강풍이 계속되다가 오는 4일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쁘라삐룬은 이날 오후 9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남서쪽 13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0㎞로 북서진하고 있다. 태풍은 2일 아침 서귀포 남쪽 약 500㎞ 해상으로 이동해 이때부터 제주도 남쪽 먼바다가 영향을 받기 시작할 전망이다. 쁘라삐룬은 3일 오전 9시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측된다.
쁘라삐룬은 내륙에 상륙하지 않고 3일 밤 동해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태풍이 3일 오후 부산 앞바다를 지난 후 독도 남서쪽 해상 방향으로 북동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반도는 이튿날인 4일부터 태풍 영향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태풍의 북상 속도가 늦어지면서 서쪽 상층기압골의 영향을 크게 받아 태풍 예상 경로가 (당초 예상보다) 동쪽으로 수정됐다”며 “앞으로 고기압과 상층골 사이의 역학관계에 따라 쁘라삐룬의 경로가 더 동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쁘라삐룬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3일까지 전국에 강한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1∼3일 전국 누적강수량은 100∼250㎜에 이를 전망이다. 비가 집중되는 중부지방과 남해안, 제주도산지는 300㎜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지난달 26일부터 내린 비의 영향으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라며 “산사태와 하천범람 등의 피해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마는 평년과 비슷한 7월 24∼25일(중부지방 기준)에 끝날 것으로 예측된다.
집중호우가 시작되자 1일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전남 영광에서는 오전 11시47분쯤 논에서 작업하던 태국인 근로자 A씨(63)가 낙뢰에 맞아 숨졌다. 오전 시간당 80㎜의 물 폭탄이 쏟아지며 강수량 300㎜를 넘긴 전남 보성에서는 뒷산 흙모래가 집까지 밀려들어 70대 할머니가 고립됐다가 119에 구조됐다. 침수 피해로 출입이 통제된 곳도 많았다. 서울 청계천은 이틀간 내린 비로 물이 불어나면서 전날 오후 7시부터 주변 산책로 출입이 금지됐다. 김포와 울산공항에서는 항공기 18편이 결항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을 방문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즉각적인 가동과 함께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태풍이 물러날 때까지 24시간 비상대비 태세를 견지하라”고 지시했다.
이재연 최승욱 기자, 무안=김영균 기자 jaylee@kmib.co.kr
쁘라삐룬 3일 제주 상륙, 장마까지 겹쳐 300㎜ 물폭탄
입력 2018-07-01 19:03 수정 2018-07-01 2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