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는 16일부터 의료기관 2곳에서 소아·청소년 대상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가 국내 처음으로 시범 실시된다. 만 24세 이하 암이나 중증 만성질환자에게 신체·심리·영적 돌봄(말기 임종 상담 및 교육 포함)과 함께 사별 가족 지원 서비스가 제공된다. 첫 시범사업 기관으로는 서울대병원과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이 확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대상자는 해마다 약 4000명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1일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까지 진행된 소아·청소년 대상 호스피스·완화의료 시범사업기관 공모에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영남대병원이 신청했다.
시범사업선정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회의를 열고 3개 기관의 전담 필수 인력(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및 지원 인력(심리치료사 종교인 자원봉사자 등) 기준, 관련 인프라(사무실·상담실, 임종실로 쓰일 1인실 확보), 돌봄 계획 수립, 후원금 지원 여부 등을 평가해 복지부에 보고했다.
국내 최대 어린이병원을 운영하고 국가 중앙 의료기관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서울대병원과 오랫동안 호스피스 운영 노하우를 갖춘 세브란스병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아 완화의료 전문가는 “영남대병원의 경우 지역 수요를 위해 선정될 수 있지만 대상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시범사업의 효과성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서 “차후 사업 확대나 본 사업 도입 시 지역 기관 선정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런 점을 감안해 시범기관을 최종 확정한 뒤 이르면 3일 해당 기관에 통보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향후 6개월간 진행될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시범사업 예산으로 올해 1억8200만원(각 9100만원 지원)을 확보했다.
앞서 복지부는 2016년 11월∼지난 4월 서울대병원 신희영·김민선 교수팀에게 의뢰해 소아·청소년 호스피스·완화의료 제공 체계 구축방안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최근 복지부에 제출된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대상자는 연간 3995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2015년 기대여명 제한(Life Limiting Condition·LLC) 질환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급여가 청구된 환아의 사망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다.
성인의 경우 호스피스 대상을 말기 암과 에이즈, 만성간경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4개 질환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소아·청소년은 주치의가 LLC로 판단하면 질환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서비스 모델은 ‘자문형’으로 확정됐다. 주치의가 의뢰하면 전문 완화의료팀이 일반 병실이나 중환자실, 응급실, 외래 등으로 직접 찾아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성인 호스피스·완화의료는 독립병동 입원형, 자문형, 가정형 3개 유형으로 시행되고 있다.
소아·청소년 완화의료는 죽음에 임박한 환자의 임종 돌봄(호스피스)에 치중하는 성인과는 다르게 접근한다.
중앙호스피스센터 관계자는 “소아·청소년의 경우 성인보다 더 빠른 시점에 완화의료의 개입이 필요하고 항암 등 기존 치료도 중단하지 말고 병행해야 한다”면서 “치료를 포기하는 게 아니어서 기존 진료팀과 소아 완화의료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내년 예산을 더 확보해 시범사업 기관을 확대할 계획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단독] 국내서도 소아·청소년 호스피스 시작된다
입력 2018-07-01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