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양육에도 멘토링시스템 필요”

입력 2018-07-02 00:01
박준범 선교사가 30일 서울 강남구 광평로 엠브릿지 선교본부에서 선교 멘토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외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외롭다.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할 때도 있다.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다 보니 알아서 사역하는 게 일종의 문화가 됐다. 그만큼 시행착오도 많고 아예 실패하는 일도 있다.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선교 멘토링’이 제시됐다. 30일 엠브릿지(대표 박준범 선교사)가 서울 강남구 광평로 선교본부에서 연 포럼에서다. 이 자리에선 한국선교의 재도약을 위해 멘토링을 통한 선교사 양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포럼에는 정민영(국제위클리프 부대표) 한철호(미션파트너스 상임대표) 이대행(선교한국 상임위원장) 선교사, 조용성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선교총무 등 선교단체 대표들도 참석해 멘토링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박준범 선교사는 “선교지로 가는 비행기만 탄다고 선교사가 되는 건 아니다”면서 “선교사가 될 수 있도록 멘토링을 통해 제대로 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과의사인 박 선교사는 중동에서 의료선교사로 활동하다 최근 멘토링 전문 단체인 엠브릿지를 창립했다. 그는 “시니어 선교사가 주니어 선교사에게 선교적 자원을 나눠주는 관계적 경험”을 선교 멘토링으로 규정했다. 박 선교사는 “예수 그리스도가 제자들과 함께한 3년 동안의 사역이 관계적 경험의 전형적인 모델”이라면서 “결국 예수님이 나눠준 선교적 자원은 전 세계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 12명의 정예 제자를 양성한 토대가 됐다”고 밝혔다.

정민영 선교사도 “제자를 양성하는 것이 선교의 핵심”이라며 제자양육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 전략은 제자를 키우는 것이었는데 이게 바로 멘토링이었다”면서 “선임 선교사가 후배에게 사역 노하우와 선교사의 성품을 전수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선교사는 “예수님은 학교를 세워 제자를 양육하지 않았고 제자들과의 만남과 대화, 소통을 통해 모든 걸 전수했다”면서 “선교가 침체된 이때 한국 선교계가 반드시 회복해야 할 원칙”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