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글로벌 빅4’(미국 중국 유로존 일본)의 경제가 올 하반기에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간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중 무역갈등,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불확실성을 자극하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1일 해외경제포커스에 ‘글로벌 빅4 경제의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미국은 올해 잠재성장률 수준을 웃도는 2% 후반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기조 속에 재정부양 효과가 본격화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올 상반기 글로벌 경기 호조로 수출입이 증가했지만 고정투자와 소비가 둔화되면서 성장률이 다소 하락했다. 하반기에는 지속적인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추진, 미·중 무역분쟁으로 성장률이 상반기(6.8%)보다 낮은 6.7%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일본은 연간 1% 안팎의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0%대 후반이다.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들)은 보호무역주의 강화 조치로 경기 확장세가 다소 둔화되면서 연간 2.1∼2.3%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 오는 11월에 있을 두 가지 행사에 주목했다. 하나는 미국의 중간선거이고, 다른 하나는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중국 상하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수입박람회다. 두 행사 이전에 부분적 타협안 발표를 예상했다. 다만 중국 경제의 부상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의도와 무역적자 축소를 위한 구체적 품목 및 규모 결정의 어려움이 맞물려 완전한 해결은 난망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분쟁에서 발생할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개혁개방과 수입확대 등 무역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의 무역경쟁력이 커지면 미국을 위협하는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전면전으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통상 마찰이 증폭되면 미국도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하고, 무역제재 조치로 피해를 입는 기업이나 업종이 늘면 정치적 압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이런 제약요인들을 감안할 때 앞으로 무역분쟁이 전면적으로 일어나기보다 제한적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훈 선임기자 dhlee@kmib.co.kr
“글로벌 빅4 완만한 성장세 유지… 美·中 무역전쟁 전면전까진 안 가”
입력 2018-07-01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