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복음화 위해 대학 교수들 뭉쳤다

입력 2018-07-02 00:01
김재호 부산대 교수가 29일 인천대 송도캠퍼스 공연장에서 열린 전국대학교수선교대회에서 HoSPA 인증 제도를 설명하고 있다.

“캠퍼스 선교의 미래가 어둡다고 생각하는 분 계신가요?”

29일 인천대 송도캠퍼스 공연장에서 진행된 전국대학교수선교대회 현장. 강사로 나선 장근성 학원복음화협의회 상임대표가 질문을 던졌다. 강당에 모인 300여명의 기독 교수 대부분이 손을 들었다.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교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전국대학교수선교연합회(회장 최보길 전남대 교수)가 지난 28일부터 사흘간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는 주제로 선교대회를 열었다. 전국 기독 교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민을 나누고 서로 격려하는 자리로, 올해 33회를 맞았다.

각지에서 올라온 교수들은 대학 내 복음화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손동욱(55) 대전과학기술대 교수는 “미션스쿨이지만 기독교 행사에 참여하는 학생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학 내 각종 이단 선교 단체까지 침투하면서 믿음을 가지려던 학생들도 기독교를 불신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희진(48·여) 동양미래대 교수도 “학생들과 복음을 나누고 싶지만 학생들이 ‘종교적인 내용’이라며 피할까 섣불리 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강연자들은 대학의 복음화를 위해 교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근모 카이스트 석좌교수는 “기독 교수들의 임무는 청년들에게 ‘예수 중심의 삶’을 가르치는 것”이라며 “하나님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를 만드는 인재를 기르자”고 주문했다.

대학 복음화의 대안도 제시됐다. 김재호 부산대 교수는 교수사역인증제도인 ‘HoSPA(Holy Spirit and Processor activity)’ 활동을 소개했다. HoSPA는 전국대학교수선교연합회에서 교수들의 대학 내 선교활동을 공식 인증해 주는 제도다. 지난달까지 서울 부산 광주 등 8개 단체가 인증을 받았다. 김 교수는 국민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대학 내 선교활동이 조금만 부흥하면 이단 시비에 끊임없이 시달린다”며 “1000명 넘는 교수들이 가입한 단체에서 선교의 진정성을 인증하면 그 자체로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HoSPA가 열정적으로 선교하는 교수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교회에서 훈련받은 신앙을 토대로 교수들이 대학에서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성공 사례 발표도 이어졌다. 정연철 한국해양대 교수는 6개국 23개 도시가 함께 참여하는 부산 ‘거룩한세대’ 중보기도 운동 사례를 발표했다. 최재원 경성대 교수도 차세대 육성 진로상담 선교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장의 모습을 전했다.

인천=글·사진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